[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김건희씨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김건희 특검이 공식 수사를 개시한 지 59일 만입니다. 윤석열씨가 내란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황에서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피고인석에 앉게 됐습니다. 역대 대통령 배우자가 기소된 것 역시 헌정사상 김씨가 처음입니다.
김건희 특검은 29일 오전 "김건희씨를 도이치모터스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명태균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건진법사 관련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김건희씨에 대한 김건희 특검의 공소사실 요지. (그래픽=뉴스토마토)
3개 혐의로 기소...범죄수익 '10억3000만원' 추징보전 청구
특검이 밝힌 공소사실을 보면, 김씨의 혐의는 크게 세 가지로 △권오수, 이종호 등과 공모해 2010년 10월쯤부터 2012년 12월쯤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을 저질러 8억1000만원 상당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윤석열씨와 공모해 2021년 6월쯤부터 2022년 3월쯤까지 명태균씨로부터 합계 2억7000만원 상당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공모해 2022년 4월쯤부터 같은 해 7월쯤까지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통일교 지원 관련 청탁을 받고 합계 8000만원 상당 금품 등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입니다.
특검은 김씨가 이들 범죄로 취득한 범죄수익 10억3000만원 상당에 대해 기소와 함께 추징 보전을 청구했습니다.
특검 "김건희, 단순 전주 아닌 공모 가담...충분한 증거 확보"
박상진 특검보는 이날 오후 2시30분 브리핑에서 김씨를 기소한 배경에 관해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특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선 "김건희씨가 단순 전주가 아니라 충분한 공모 관계에 있었다는 증거가 다수"라고 주장했습니다.
명태균씨 관련 의혹에 대해선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상당히 많은 여론조사가 있었고, 김건희씨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여론조사는 총 58회 실시한 것으로 파악되고, 그에 대한 금액이 2억7000만원"이라고 했습니다. 특검은 명태균씨 관련 의혹을 뇌물이 아닌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한 이유에 관해 "시기의 문제도 있고, 시기 문제에 따른 신분의 문제가 있다"며 "2021년 6월쯤은 윤석열씨가 공무원 신분이 아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통일교 청탁 의혹과 관련해선 "수사팀은 특검 수사 이후 다양한 증거를 수집했고, 종합하면 금품이 김건희에게 전달됐다고 볼 만한 충분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의 혐의를 받는 윤석열씨 배우자 김건희씨가 8월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검, 추가 의혹엔 수사 계속..."매관매직·양평고속도로 등"
특검은 김건희씨를 기소한 이후에도 남은 의혹들을 계속 수사해 나가겠다는 입장입니다. 박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김건희씨의 목걸이 등 금품수수 의혹, 나머지 특검법상 수사 대상 사건과 관련 공범에 대해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남아 있는 주요 수사 대상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받았다는 고가 목걸이, 고액 후원자로부터 받은 바쉐론 콘스탄틴 시계,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으로부터 받았다는 금거북이 등 이른바 '매관매직' 의혹이 있습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양평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관저 이전 특혜 의혹 등도 특검의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 기소가 가능할 걸로 보입니다.
한편, 기소 이후 김씨는 법률대리인단을 통해 "저는 제게 주어진 길을 외면하지 않고, 묵묵히 재판에 임하겠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 어떤 혐의에 관해서든 특검 조사에 성실하게 출석하겠다"라며 "국민께 심려를 끼친 이 상황이 참으로 송구하고 매일이 괴로울 따름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변명하지 않겠다"라고 입장을 알렸습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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