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 갭투자 37억 차익 보고 후발주자 규제"
2025-09-02 17:15:48 2025-09-02 18:00:59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갭투자 등으로 37억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올린 갭투자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이 후보자와 같은 아파트에 투자한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도 언급됐습니다. 고위직 인사들이 갭투자로 부동산 시세차익을 누린 뒤 6·27 부동산 대책으로 후발 주자들은 집을 사지 못하게 규제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 후보자는 갭투자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고 인정하면서도 사과 발언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임유진 기자)
 
"본인은 갭투자, 후발 주자들은 막아"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2005년도 개포 주공 3단지를 구입했을 당시 이 후보자가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실 행정관으로 근무하고 있었다"며 "당시 노무현정부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가격이 폭등 되니까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려고 연일 투기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데, 대통령 비서실에 있는 후보자는 정반대로 갭투자를 했던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이 후보자가 2013년 6월25일 (개포 주공) 3단지 아파트를 팔고, 다음 날 1단지를 구입했는데 1단지 8억5000만원에 구입했고, 3억5000만원을 대출받았다"며 "여기도 전세를 끼고 사셨는데 전형적인 갭투자"라고 지적했습니다. 
 
유 의원은 "후보자가 1단지를 구입할 때 직책이 기획재정부 경제정책부 과장이셨다"며 "3단지는 11평이고 1단지는 17평이다. 4인 가족이 거주하기에는 정말 좁은 곳이다. 실거주 목적으로 구입하지 않은 걸 인정하시냐"고 물었습니다. 이어 "후보자가 해외에 나가기 전에 구입했다고 하는데, 들어와서 거주하신 적이 단 하루도 없지 않느냐"며 "이 집이 두 개를 합치면 한 37억 정도 갭투자로 이익을 보신 거다. 국민 눈높이와 정말 안 맞는다"고 질타했습니다. 
 
그러면서 "후보자가 6·27 규제 강화에 찬성한다고 말했는데, 본인은 갭투자를 해갖고 시세차익을 엄청나게 냈다"면서 "그런 다음에 다른 후발 주자들은 (갭투자를) 못 하게 하는 정책에 찬성했는데 이런 걸 보고 이율배반이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구윤철 장관과 경제장관회의 그 커뮤니티서 하셔라"
 
이 후보자의 부동산 갭투자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후보자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확대 추가 조치를 하시겠다고 했는데 6·27 기준으로 하시면 후보자님이 이 규제에 걸리셔서 대출 못 받으시는 거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김 의원은 "대출 기준이 그대로 적용됐으면 그 아파트를 못 사셨던 건데, 지금 아파트를 사겠다는 사람들은 추가로 조치하시겠다고 하느냐"면서 "저 같이 집 없는 사람들은 서러워서 후보자님 보면 원망스러운 마음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의원은 "문재인정부 때도 그렇고 이재명정부 때도 그렇고, 부동산 정책 기조는 실거주라고 집착적으로 민주당에서도 이야기를 했다"며 "후보자는 지금 살고 계신 아파트 이전에 살았던 재건축 아파트에서 직접 사신 적은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 후보자가 2010년 강남 대치동 청실 아파트, 도곡동 개포 럭키 아파트는 32평 24평 이렇게 사셨는데 그 당시에 보유하고 계셨던 아파트는 10평 정도가 되니까 소유 형태와 거주 형태가 괴리가 좀 있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실제로 이것은 거주 목적이 아니라 순수하게 집을 통해서 투자 수익을 내겠다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해외로 나가기 전에 들어와서 살려고 했는데 들어오면서 세입자랑 일정 전세 일정 맞추는 게 여의치 않았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러자 김 의원은 "10평짜리 아파트를 거주 목적으로 사셨다고 하는데, 후보자가 용인에서 사셨던 아파트는 51평~58평 이렇던데, 이 역시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며 "구매하셨던 주공 1단지 아파트가 실거주 목적은 아니었던 걸로 보인다"고 짚었습니다. 김 의원은 "공교롭게 2013년에 구윤철 기재부 장관도 그 당시에 똑같은 아파트를 매입하셨더라"며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었다고 많은 국민들 비판이 있으셨는데, 구 장관도 거기 계시고 후보자님도 계시면 경제장관회의는 그 커뮤니티 센터에서 하셔도 되겠다"고 혀를 찼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후보자는 '사전에 개발 정보를 입수한 적이 있느냐'는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엔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도덕적 비난 가능성이 있는데 미안하지는 않나'라는 물음엔 "국민 눈높이에서 보면 그런 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평생 집은 한 채였고 두 번 집을 옮겼는데 38살, 46살 해외에 나갈 때였고, 그동안 모은 돈으로 형편에 맞게 옮긴 것"이라며 "지금 그 집에 살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살 것이고 평생 계속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 의원이 "기획재정부 근무 당시 특별분양공급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은 됐지 않느냐"라고 옹호성 질의를 하자, 이 후보자는 "기재부가 2013년도에 세종시에 내려갈 때 다들 특공 기회가 있었으나, 저는 집이 한 채가 있어서 안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이 후보자가 퇴직 후 3여년간 LF·CJ대한통운·이브로드캐스팅(3프로티비) 등에서 사외 이사를 겸직하면서 6억여원의 고소득을 올린 데 대한 질의도 이어졌습니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3년 정도 여러 회사 사외이사로 근무하면서 6억2000만원을 벌었고, 정당하게 얻은 소득이라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의했습니다. 
 
이에 이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서 적절했는지에 대해 새겨야 할 것 같다"며 "공직에 있을 때 '현장을 알아야 한다'는 말을 들어서 기회가 있으면 기업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보고, 실제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를 보려는 과정에서 (사외이사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사외이사 '겹치기 근무'를 지적하자, 이 후보자는 "사외이사 세 개를 동시에 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사외이사는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심사를 받아서 했고, 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고 그런 경험이 필요하다고 해서 갔다"며 "사외이사 보수도 남들보다 더 많이 받은 게 아니고, 그 회사의 수준에 따라 받았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후보자가 사외이사 세 개를 겹치기 안 했다고 답변했는데, 규정상 두 개밖에 못하게 돼 있지 않느냐"며 "그런데 세 개를 안 했다고 당당하게 답변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김 의원은 "금융계 수장이 해외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는 정부에서 금융 수장이 국내 주식 대신 테슬라·엔비디아 같은 해외 우량주에 투자하는데 누가 국내 주식에 투자를 하겠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이 후보자는 "공직 생활 동안에는 주식투자를 거의 하지 못했지만 퇴임 후 시장 경험 차원에서 투자를 했다"며 "총 7000만원을 투자했고 이 중 1100만원이 미국 주식이었다"고 답변했습니다. 
 
한편 이 후보자는 '금융위 해제설'에 대해선 "가정에 기반해서 말을 하거나 논의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위를 지키려는 소신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하자, 이 후보자는 "만약 내용이 공개되고 제게 의견을 피력할 기회가 생기면 필요할 때 필요한 이야기를 하겠다"고 부연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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