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보로노이, CB로 관리종목 리스크 막나…스텝업 불안 여전
연매출 30억 미만 관리종목 지정 유예 2026년 종료
3회차 CB 주식 전환해야 법차손 리스크 해소 가능
1년 내 미국·유럽 임상2상 미승인 시 CB '스텝업'
2025-09-15 06:00:00 2025-09-15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0일 17:0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내년 연매출 30억원 미만 요건에 의한 관리종목 지정 유예가 종료되는 보로노이(310210)가 지난 2년간의 매출 공백을 끊어내는데 성공했다. 다만 일회성 수익에 그쳐 아직까지 안정적인 매출 시현을 이뤄내진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더해 자기자본 대비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비율에 의한 관리종목 지정을 면하기 위해서는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데, 회사가 선택한 처방은 내년부터 전환청구가 가능한 전환사채(CB) 발행이다. 해당 CB에는 1년 내 미국과 유럽 임상 2상 승인 여부에 따른 스텝업 조항도 포함돼 있다. 이로써 회사는 1년 이내에 안정적인 매출 시현과 임상개발 진척, 주가 부양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떠안게 됐다.
 

(사진=보로노이)
 
2년 만에 매출 공백 끊었지만 안정적인 매출 시현은 아직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보로노이는 올해 2분기 3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보로노이는 자체 개발 파이프라인으로 임상 1상~2상 등 초기 임상개발에 집중하는 신약 전문기업이다. 주로 폐암 및 유방암 등 항암제 분야 표적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초기 임상을 직접 수행해 인체 약효를 검증하고 글로벌 기술이전(L/O)하는 사업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다만 이번에 발생한 매출은 기술이전 계약이 아닌 옵션 계약으로 인한 매출로 반기보고서에 수량을 따로 기재하지 않았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8월 미국 앤비아 테라퓨틱스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VRN04' 프로그램 연구에 대한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옵션행사 만료 시점과 총 계약금액을 감안하면 해당 옵션이 행사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지난 2022년 98억원 연매출을 끝으로 매출액 0원을 지속해왔던 보로노이는 총 9분기, 약 2년간의 공백을 깨고 매출을 거두게 됐다. 하지만 이번에 발생한 매출은 기술이전에 따른 마일스톤 수령 등 앞으로도 꾸준히 들어올 수익이라기 보다는 일회성 수익에 그친다.
 
문제는 보로노이가 안정적인 매출 시현을 뒤로 미룰 수 있는 유예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2022년 6월 기술성장기업 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보로노이는 매출액 30억원 요건과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 50% 요건에 의한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가 임박한 상태다.
 
아직까지 고정적인 매출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매출액 요건에 의한 관리종목 지정 유예는 오는 2026년 12월 종료돼 아직 1년 남짓의 여유가 남아 있다.
 
 
 
500억 규모 CB 발행…스텝업 막고 주가 부양해 주식전환 이뤄내야
 
법차손 요건에 의한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도 숙제다. 해당 요건에 의한 관리종목 지정 유예는 지난해 종료됐다. 코스닥 상장사는 최근 3개 사업연도 가운데 2회 이상 이 비율이 50%를 넘어서면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다.
 
이렇다 할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보로노이의 연구개발비용은 2022년 210억원, 2023년 250억원, 2024년 291억원까지 몸집이 불어났고, 거의 대부분 영업비용으로 처리되며 영업손실 폭이 커져 법차손 규모도 불어나고 있다.
 
반면 누적된 결손금에 더해 적자가 지속되며 자본총계는 감소를 거듭하고 있고, 회사의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은 지난해에 이미 49%에 육박했다. 올해 들어서는 반기 누적 법차손 규모가 246억원에 달했고, 자본총계는 466억원까지 감소하며 법차손 비율이 50%를 넘어선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회사가 내린 처방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다. 보로노이는 지난 7월 500억원 규모의 3회차 CB를 발행했으며, 파이프라인 'VRN11' 및 'VRN10' 임상 등 연구개발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6월 말 기준 보로노이가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50억원이다. 이외에 예·적금과 채권 등으로 미사용 자금 314억원을 운용 중이지만 회사는 연구개발비용의 추가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반기말 기준 보로노이의 미사용자금, 현금및현금성 자산을 모두 합하면 464억원 가량인데, 지난해 영업비용 363억원을 단순 계산하면 캐시런웨이는 1년을 조금 넘기는 수준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500억원을 합산해야 캐시런웨이가 3년에 조금 못미치는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 또한 회사는 한 차례 법차손 비율이 50%를 초과한다고 해서 바로 관리종목에 지정되는 건 아닌 만큼, 내년부터 CB의 주식전환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겨냥한 모양새다. 통상 CB는 부채로 계상되며, 전환권 행사로 주식전환시에 자본으로 편입돼 자본확충 효과를 나타낸다. 3회차 CB의 전환청구권 행사는 내년 7월부터 가능하다.
 
다만 염두에 둬야 할 부분은 스텝업 조항이다. 해당 CB의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2%이지만, 보로노이가 발행일로부터 12개월이 되는 날까지 VRN11 파이프라인과 관련해 미국 FDA와 유럽 EMA 양 쪽 모두로부터 2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지 못하는 경우 만기보장수익률은 연 복리 5%로 상향 조정된다. 이 경우 수익률은 약 27.63%, 즉 138억원의 이자를 포함한 638억원을 상환해야 할 수도 있다.
 
이로써 회사는 당분간의 캐시런웨이는 확보하는 데 성공했지만, 1년 이내 안정적인 매출 시현과 함께 파이프라인 임상 진척, 기발행 CB의 주식 전환을 위한 주가 부양 등 세 가지 과제를 떠안게 됐다.
 
<IB토마토>는 보로노이에 서면질의를 통해 사측에서 가늠하는 캐시런웨이와 추가적인 성과 도출 예상시점,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 관리 방안에 대해 물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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