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훈풍’에 중형 조선사도 수주 ‘착착’
중형사들, 최소 2년 이상 수주잔고 확보
예산 편성 특성상 하반기 추가 발주 기대
2025-09-23 13:21:40 2025-09-23 15:08:55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최근 대형 조선사에 이어 중형 조선사들도 잇따라 수주에 나서면서 국내 조선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대형사들의 성과에 가려졌지만, 중형사들 역시 꾸준히 계약을 이어가며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현재 2년 이상 일감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수주잔고를 마련한 모습입니다. 
 
대한조선이 건조한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 (사진=대한조선)
 
최근 국내 중형 조선사들이 잇따라 수주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대한조선은 지난 22일 주력 선종인 수에즈막스급(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규모) 원유운반선 6척을 수주했다고 밝혔습니다. 계약 규모는 총 7100억원으로, 대한조선의 약 2년 반치 일감에 해당하는 물량입니다. 이번 계약은 오랜 협력 관계를 이어온 기존 고객사의 재발주와 함께 신규 고객사의 첫 대규모 발주가 동시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입니다. 대한조선은 이를 통해 자사의 건조 역량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도가 확인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케이조선도 22일 1290억원 규모의 5만톤(t)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2척을 수주하며 올해 총 10척(옵션 2척 포함), 약 8200억원 규모의 수주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이로써 케이조선은 약 2년치 일감에 해당하는 총 28척의 수주 잔량을 확보했습니다. 특히 수주잔고의 양적 확대와 함께 척당 5000만달러(약 700억원) 이상에 달하는 고선가 계약을 이어가며 질적 성장도 이뤄내고 있습니다. 누적 240척 이상 인도 경험을 바탕으로 PC선 분야 전문성을 인정받은 결과라는 평가입니다. 
 
케이조선에서 건조한 5만톤(t)급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사진=케이조선)
 
HJ중공업은 올해 2월 에이치라인해운으로부터 1만8000㎥급 LNG 벙커링선을 수주한 데 이어, 지난 9일에는 6400억원 규모의 8850TEU급(1TEU는 20피트 표준 컨테이너 1개) 친환경 컨테이너선 4척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HJ중공업의 2025년 상반기 수주잔액은 8조8136억원에 달하며, 2007년 설립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약 3년치 일감을 확보한 수준입니다. 
 
앞서 중형 조선사들의 수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최근 발주가 이어지며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상반기에는 트럼프발 고율 관세와 입항 수수료 부담 등 불확실성이 높아 선주들이 발주를 꺼리는 흐름이 있었지만, 일부 요인이 해소되면서 다시 발주가 재개되는 양상입니다. 더불어 선주들이 연초에 예산을 편성하는 구조적 특성상 하반기 추가 발주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여기에 가격이 3~5%가량 높더라도 K-조선의 기술력에 대한 기대 속에 중형 조선사의 수주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HJ중공업이 건조한 8850TEU급 컨테이너선. (사진=HJ중공업)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이 고부가 선박을 제외한 대부분 물량을 가져간 상황이지만, 여전히 ‘메이드 인 코리아’를 선호하는 선주들이 있어 이들이 중형 조선사에 발주를 맡기는 경우가 있다”며 “각 조선사가 주력으로 삼는 선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건조 경험이 발주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중형 조선사의 경쟁력이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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