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미래 캐피탈 업권 수익 개선 주도
'캡티브 금융' 기반 글로벌 진출…이종 결합 전략도 눈길
2025-09-23 14:45:25 2025-09-23 18:00:23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캐피탈 업계에서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현대캐피탈의 사업 모델이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다른 캐피탈사들이 이종 산업 규제 완화부터 해외 현지 법인을 통한 신사업 진출 등 참고할 만한 전략이 많기 때문입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신용카드학회는 전날 '2025 캐피탈 미래비전 포럼'을 개최하고 △전기차(EV) 금융 △통신판매·보험대리점 허용 △스테이블코인 전략 등 캐피탈사 성장 과제에 대한 캐피탈 산업의 역할과 해법을 논의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신성장 사업 활로로 현대캐피탈이 구사하고 있는 '캡티브(전속금융)' 전략에 주목했습니다. 현대캐피탈이 해외 법인을 통해 국외에서부터 △자동차 보험상품 관련 수수료(Fee Biz) 사업 △현대·기아차 공식 인증된 중고차 금융 등 다양하고 차별화된 종합 금융서비스를 선뵈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그룹의 해외 전략에 발맞춰 현대·기아차 판매를 지원하는 것을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사 도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겸 한국신용카드학회장)는 세미나에서 "캐피탈사는 이미 다른 금융업권에 폭넓게 허용된 자동차보험·통신판매 부수 업무에 제한돼 있다"며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이미 보험대리점·통신판매 자유화와 방카슈랑스 허용, 비교·추천 플랫폼 활성화를 통해 시장 확대 기회를 늘리고 있는 해외 선진국처럼 국내에서도 규제 형평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현대캐피탈아메리카(HCA)는 올해 4월 인공지능(AI) 기반 자동차보험 전문 금융사 루트(Root)와 고객 맞춤형 자동차 금융·보험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루트와의 협력으로 보험 전문성이 결합된 데이터 기반의 경쟁력 있는 보험료를 제공하는 차보험을 선뵐 계획입니다. 
 
국내에서는 자동차 특화 금융정보 플랫폼 육성을 목표로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에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캐피탈사는 신용카드사와 달리 보험대리점업을 영위할 수 없기 때문에 금융당국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한 우회적 인가를 노리고 있습니다. 
 
자동차 금융의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캐피탈 업계가 시장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전기차(EV) 금융까지 확장할 수 있을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박태준 여신금융협회 여신금융연구소 실장은 "국내 전기차 시장은 초기 정책 보조금에 의존해 빠르게 성장하다 민간 시장 활성화로 넘어가지 못하고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에 빠졌다"며 "캐피탈사가 전기차 전용 단기·구독형 상품을 제공하고, 반납 차량의 중고차 매매까지 책임지는 리스·임대 구조로 전환해 민간 소비자의 자발적 선택을 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짚었습니다. 
 
현대캐피탈은 영국(HCUK)과 독일, 프랑스(HCF) 등 유럽 핵심 거점에서 EV 금융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해외 딜러망과 전기차 중심의 리스·할부 상품을 결합한 운용 모델을 통해 선제적으로 EV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또 북미 시장의 중축인 아메리카법인은 아마존 온라인 차량 판매를 지원하고, 글로벌 택시 플랫폼 우버와 EV 구독 프로그램을 출시했습니다. 아세안 시장의 EV 금융 초기 영업의 핵심 축으로 삼은 인도네시아(HCFI)는 이달 중 영업을 개시할 예정입니다. 
 
캐피탈사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연계 사업도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겸 한국핀테크학회 회장)는 "작년 현대차 국내 판매량은 70만대"라며 "현대캐피탈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차를 사는 고객에게 코인으로 할인해주면 글로벌 10위 안에 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상 한계로 스테이블코인 대출이 법적 공백에 놓여 있지만, 지급 수단으로서 지위를 인정하고 담보 등록 체계, 리스크 관리 장치를 정비한다면 새로운 산업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제언했습니다.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부수 업무 규제 완화를 통한 수익 창출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라며 "국내외 시장 규제가 다르기 때문에 국내 규제가 풀어지면 다루기 힘들었던 자동차보험 등을 취급하면서 캐피탈 산업도 더욱 살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현대캐피탈 신사옥. (사진=현대캐피탈)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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