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회장 취임…“인류 미래 개척하는 퓨처 빌더 될 것”
그룹 전 사업군 미래 청사진 제시
2025-10-20 14:15:06 2025-10-20 14:17:34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전한 사내 메일에서 “인류의 미래를 개척하는 ‘퓨처 빌더(Future Builder)’가 되겠다”며 의지를 다졌습니다. 
 
정기선 HD현대 당시 수석부회장이 지난 6월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 '한·미 조선 협력 전문가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HD현대)
 
정 회장은 20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사내 메일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지만, 앞으로도 여러분과 함께라면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책임과 의무를 완수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이어 정 회장은 “지금 우리 그룹이 당면한 경영환경은 매우 엄중하다”며 “미중 패권 경쟁과 경기침체, 중국발 공급과잉 등 복합적인 리스크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고, 특히 조선업은 올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급감하는 가운데 중국의 시장 잠식이 모든 선종에 걸쳐 가속화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건설기계 사업은 미국 관세와 초대형 경쟁업체의 시장 잠식으로 어려운 상황이고, 정유·석유화학 사업도 상반기 유가와 정제마진 하락으로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정 회장은 1972년 울산조선소 기공식 이후 그룹에 닥쳤던 여러 가지 어려움을 언급하며 “이런 위기가 처음은 아니다. 우리는 ‘당장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고, 수많은 가능성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 전력을 다해 실행해서 결국 ‘우리만이 해낼 수 있는 것’을 만들어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조선·건설기계·정유·석유화학 등 그룹의 사업 전반에 대해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조선 부문과 관련해서는 “디지털,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FOS’(Future of Shipyard)라는 우리만의 조선소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 나가면서 중국과의 원가 경쟁력 차이를 줄여갈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연비를 개선하는 신기술·신선형으로 선주들을 설득하고, 지정학적 상황을 활용한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시장도 적극 개척해 나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건설기계 사업을 두고는 “인도, 브라질, 호주 등 신시장 개척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경기침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광산용 장비 시장도 추가 시장 진입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유·석유화학 사업은 “국내 경질유 시장 축소에 대비해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순환·바이오 등 친환경 제품과 윤활유·발전 등 새로운 사업을 계속 발굴하고, 석유화학사업은 공정 전반에 걸쳐 투입 원료, 운전 조건, 스팀·에너지 밸런스 등을 최적화하는 지속적인 혁신 활동을 통한 원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력기기 사업에 대해선 “최근 전력 소비의 증가로 호황을 맞고 있는 HD현대일렉트릭은 지금의 기회를 살려 근본적인 체력을 다질 수 있기를 바란다”며 “다시 불황이 찾아왔을 때 과거와 같은 엄중한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지금 미래를 위한 투자와 준비를 철저히 해두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끝으로 정 회장은 권오갑 명예회장을 향해 “정말 어려운 시기를 훌륭하게 이끌어주셨다”며 “그동안 보여주신 헌신과 비전의 리더십을 깊이 새겨 앞으로 HD현대의 발전과 성장을 꼭 이어 나가겠다"고 전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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