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이찬진 "기관투자자 사모펀드 자금 제공 부적절"
이찬진 원장 "스튜어드십 이행 여부 검사할 것…사모펀드 관리감독 체계 강화"
김남근 의원, 단기간 이윤 극대화 위한 기관 전용 사모펀드 LBO 방식 지적
한투 벨기에 펀드 전액 손실…이찬진 "금융권 KPI 시스템 개선 중"
2025-10-21 16:36:59 2025-10-21 17:20:46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금융감독원이 국민연금 같은 기관투자자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충실히 이행하는지에 대한 평가 의사를 밝혔습니다.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기관 전용 사모펀드의 차입매수(LBO) 방식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사모펀드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를 예고했습니다. 
 
21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단기간 이윤 추구를 위한 사모펀드의 LBO 방식에 대한 지적에 대해 "국민연금 가입자들의 노동권과 관련된 일자리에 영향을 비치는 사안으로, LBO 방식의 자금 제공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서 "금감원 입장에서도 심각하게 보고 있고 관리 감독 체계를 대폭 강화하기 위해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MBK파트너스가 무리하게 빚을 내 홈플러스를 인수하고, 이후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인수 금액을 조달하며 단기 수익에만 몰두해 기업가치를 떨어뜨렸다는 것이 금융권과 정치권의 공통된 시각입니다. 이 원장은 더불어민주당 김남근 의원이 "사모펀드의 투자 계획에 대해 국민연금 같은 투자자가 보고받을 수 있게, 개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과도한 담보 제공이나 인수 대금을 위해 차입하는 경우 중지시키거나, 원상 회복,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금감원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이같이 답했습니다. 
 
이 원장은 "기관투자자가 (사모펀드에) 자금 제공하는 게 ESG 기준에 맞느냐에 대해 국민연금 기금운영위원을 할 때부터 지적해왔고, 매우 부적절하다고 본다"면서 "이 부분에 관련된 감독 권한이 이양되면 ESG 가이드라인에 맞는 스튜어드십 코드 운영 여부를 점검하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원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손실을 본 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투자자들에 대해 금융회사가 사채의 일부금액을 선지급하거나 가지급하도록 비조치의견서를 발급해야 한다는 신장식 의원의 지적에는 난색을 표했습니다. 이 원장은 "비초지의견서는 법령상 공백이 있을 경우 회신하는 문서로, 가지급 등은 업무 공백과 관련된 사항이 아니다"라면서 "금융회사가 책임을 지는 것을 보면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고, 피해 구제와 관련된 부분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건희 의혹 특검팀의 민중기 특별검사의 네오세미테크 주식거래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이양수 의원은 "네오세미테크 관련 개미들 7000명이 4000억원의 피해를 봤다"면서 "민중기 특검은 위법이 없다 주장하지만, 매도 시점이나 거래 내역도 밝히지 않아 믿음이 안 간다"고 지적했습니다. 네오세미테크 관련 거래정지 전 일주일 간 거래 내역과 민 특검의 주식 매입 경위, 매입 시점, '일만주 클럽' 존재 여부에 대해 조사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금감원이 2010년 조사해 13명의 위규 사실을 발견, 검찰에 고발 및 통보 조치를 한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공소시효가 지나 재조사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공소시효 제약은 있지만 살펴볼 부분이 있다면 검토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민 특검은 네오세미테크에 투자했다가 상장폐지 직전 주식을 매도해 1억원대 차익을 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2009년 10월 우회상장된 네오세미테크는 분식회계 등으로 다음 해인 2010년 3월 말 거래가 정지됐으며 그 해 9월 상장폐지되며 7000여명의 개인투자자가 피해를 봤습니다. 네오세미테크 전 대표가 민 특검의 고등학교 동문인 것으로 알려져, 민 특검이 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벨기에 펀드 기한이익 상실로 인한 전액 손실 사태에 대한 지적도 나왔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김승원 의원은 "투자 설명서에서 '후순위' 문구가 딱 한 번 나온다"면서 "후순위라는 점을 명확히 알리지 않았는데 어떻게 소비자가 후순위를 인식하고 투자 결정하겠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투자 설명서가 부실하게 작성됐고, 그것을 금감원이 형식적인 심사를 하면서 걸러내지 못했거나, 개선하도록 지시하지 않았다"며 인센티브를 받기 위한 직원들의 판매 행태에 대해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 "상품 설계단계부터 엉터리 상품 설계하는 것을 필터링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금융권 핵심성과지표(KPI) 시스템 개편 계획도 밝혔습니다. 이 원장은 "단기 실적이 좋으면 인센티브를 많이 가져가고, 사고 나면 책임지지 않는 구조가 반복돼, 성과 평가와 관련된 부분을 장기 이연해서 평가하고, 환원하도록 보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벨기에 펀드는 한국투자증권 등이 주로 판매한 900억원 규모 해외 부동산 펀드입니다. 정부 기관이 입주한다는 점이 투자 포인트로 부각됐지만, 매각 실패로 투자금 전액이 손실 처리됐습니다. 
 
이보라 기자·김완렬·정애경 인턴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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