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 반발 "노동 통제 강화"…배민, 신뢰 하락·노동 갈등 심화
'로드러너' 후폭풍…라이더·점주 반발 본격화
독일 본사 DH 개발 시스템…효율 중심 운영 논란
점주 피해 확산…"거리 제한으로 주문 자체 막혀"
2025-11-03 14:59:18 2025-11-03 16:12:15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배달의민족이 새 배달 운영 시스템인 '로드러너' 도입을 두고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라이더들과 점주들의 반발이 심한 상황인 가운데 라이더 인프라 약화, 배달 품질 저하 등이 점유율 하락의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3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배민의 '로드러너' 도입에 대한 라이더, 점주 불만이 극에 달해 있습니다. 주요 원인은 거리 제한에 따른 매출 감소, 노동 통제 거부감입니다. 
 
로드러너는 배민의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개발한 운영 시스템으로 라이더가 사전에 근무 시간을 예약해 해당 시간 동안 배달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입니다. 기존에는 원하는 시간에 접속해 주문을 수락·거부하는 방식과 달리 스케줄에 맞춰 일를 해야 합니다. 배차의 경우 수락·업무 수행률 등 성과 지표에 따라 차등 제공됩니다. 
 
라이더와 점주 모두 거리 제한 정책의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라이더유니온은 "고정 근무와 성과 압박을 강요해 배달의민족이 라이더를 시간제 노동자로 전환시키고 있다"고 규탄했습니다. 또한 "배달 가능한 거리까지 제한돼 점주 매출 감소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준형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의장도 "로드러너 시범 지역에서 가게 월 매출 감소가 실제로 확인됐다"며 "배민이 거리 제한을 통해 운영 효율만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자영업자는 "거리 제한 때문에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진 손님은 주문 자체가 막히는 구조"라며 "효율이라 말하지만 점주, 라이더, 소비자를 모두 통제하는 구조"라고 지적했습니다. 
 
배달 품질 저하가 이용자 이탈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비자 이탈이 가속화되며 시장 점유율에도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주 고객인 자영업자와 소비자들의 외면 속에서 배민은 배달앱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최근 공개된 8개 주요 카드사 결제 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달 서울 지역 쿠팡이츠 결제액은 2113억원, 배민 160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한때 점유율 80%에 육박한 배민은 40%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논란은 과거 요기요 사례에서도 반복됐습니다. 요기요는 DH의 로드러너를 도입 했지만 매년 약 500억원 이상의 높은 사용료를 지불하고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당시 시스템 효율보다 현장 적합성이 우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과거 동일 시스템으로 실패했음에도 배민은 로드러너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배달의민족이 자영업자를 쥐어짜 DH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지적은 지난달 31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도 나왔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와 공정한 플랫폼을위한사업협회이 로드러너 강제 도입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당시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지부장은 "DH는 사모펀드식 수익 회수 방식과 유사한 행태"라며 "이익 극대화 후 한국 시장에서 빠져나가기 위한 시나리오 아니냐"고 로드러너 도입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배민 관계자는 "기상, 도로 수급 상황에 따라 거리제한을 하는 것이지 로드러너의 영향으로 거리 제한 걸렸다 보기 어렵다"며 "로드러너는 자율적으로 배차를 수락·거절할 수 있는 구조라 성과 압박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와 공정한 플랫폼을위한사업협회 등은 31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로드러너 강제 도입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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