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 이사회가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돌입합니다. 김영섭 KT 대표의 거취 발표가 주요 변수로 주목되지만, 대규모 해킹 사태로 연임은 어려울 수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4일 오전 회의를 열고 차기 대표 공모 절차를 논의합니다.
KT는 정관에 대표이사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까지 사내·외 대표이사 후보군을 구성하게 돼 있습니다. 이달 중 차기 대표이사 공모를 시작해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전까지 새 대표이사를 확정한다는 계획입니다. 지난 2022년 KT는 차기 대표이사 선임 당시 연임 우선심사제와 2번의 대표이사 공모 후 8개월에 걸친 비상경영체제를 겪었습니다. 이후 3번째 공모에서 선출된 김영섭 대표 체제를 맞이했는데, 이러한 경영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각오입니다.
KT 광화문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KT의 차기 대표이사 선임은 8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주도합니다. KT 정관상 대표이사 후보자 자격 요건인 기업경영 전문성,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역량, 산업 전문성 등 네 가지 항목에 대한 심사를 진행, 최종 후보 1인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사내 후보의 경우 회사 또는 계열회사 재직 2년 이상, 부사장 이상 직급, 경영 전문성과 KT 사업 이해도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요. 지난해 6월 현직 대표이사의 연임우선심사 제도를 폐지함에 따라 김영섭 대표가 연임에 나설 경우 동일하게 공모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김 대표의 거취 발표가 공모 절차 흐름에 변수가 될 수 있는데요. 최근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태로 연임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KT는 불법 초소형 무선기지국(펨토셀) 관리 부실로 이용자들의 금전적 피해를 일으켰고, 서버 침해 정황까지 더해지면서 개인정보도 유출됐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무단소액결제 피해자는 368명, 피해액은 2억4000만원입니다.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에 접속돼 가입자식별정보(IMSI), 단말기식별번호(IMEI), 전화번호 등이 유출된 이용자는 2만2000여명으로 집계됐습니다. 김 대표는 차기 대표이사 공모에 응할 것이냐는 국회 국정감사 질의에 최고경영자로서 책임을 지겠다는 발언을 재차 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국감에서 공모에 응할 계획인지를 재차 묻는 질의에 "경영 총체적 책임은 최고경영자한테 있다"며 "여기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고 이미 말씀드렸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이사회에서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겠다"고도 했습니다.
김영섭 KT 대표가 10월29일 국회 과방위 국감 증인으로 출석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영섭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KT 차기 대표이사 하마평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 김영섭 대표와 최후 3인에 이름에 올려 경쟁했던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KT에서 23년간 재직하며 통신 망관리, 품질경영, IT·프로세스 혁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이끈 후 하림그룹과 차병원의료그룹, 서울도시철도공사를 두루 거친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KTH 부사장 출신인 대통령소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 분과장으로 활약 중인 박태웅 녹서포럼 의장과 홍원표 전 SK쉴더스 대표, 국정기획위원회 경제2분과 위원장을 역임했던 주형철 SK컴즈 전 대표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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