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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보현 기자]
오뚜기(007310)가 3년째 이익 감소세에도 대규모 투자를 강행한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은 줄고 있지만, 재무·투자활동에 들어가는 현금 유출을 줄여 총 현금자산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회사의 대규모 설비투자로는 올해 안양 신공장 준공, 오는 2028년 미국 공장 가동 등이 예정돼 있다. 다만 잇단 투자계획 과정에서, 본업을 뒤로 한 현금 확보 전략이 중장기적으로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는다.
오뚜기 대풍공장 전경. (사진=오뚜기)
신공장·해외 공장 증설에 수익성 악화에도 '공격 투자'
7일 오뚜기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으로 ▶안양 신공장 및 미국 공장 건설 ▶미국·동남아시아 중심 해외 매출 확대 ▶중장기 배당정책 수립 등을 주요 전략으로 제시했다.
특히 안양 신공장은 생산 핵심 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이곳을 수도권 수요 대응을 위한 도심형 공장으로 설계해 가정간편식(HMR)과 소스 등 소량·다품종 제품을 빠르게 생산·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해외 생산기지로는 미국 공장이 지목된다. 회사는 미국 법인을 중심으로 캘리포니아 라미라다 지역에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올해 말 착공 후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고, 북미 시장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회사는 2024년부터 공격적 투자를 지속 중이다. 2023년 유형자산 취득(CPAEX, 자본적 지출) 항목을 1241억원에서 2024년 1841억원으로 48.3% 키웠다. 지난해에는 비슷한 규모인 1829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향후 3년간 유사한 투자 규모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회사 수익성은 약화되는 상황이라, 대규모 투자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 오뚜기는 3년째 본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인 영업이익과 최종 이익인 당기순이익은 감소세다. 영업이익은 2023년 2549억원, 2024년 2220억원, 지난해 1773억원을, 당기순이익은 2023년 1617억원, 1376억원, 지난해 721억원을 기록했다.
본업이 흔들리자 본업으로 벌어들인 돈인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줄고 있다. 2023년 4108억원, 2024년 3611억원, 지난해 2189억원으로 2년새 약 47% 줄었다.
수익성 악화는 내수 침체와 맞물린 오뚜기의 편중된 수익구조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오뚜기는 전체 중 해외 매출이 약 11% 불과하다. 2024년(10%) 대비 지난해 소폭 오르긴 했지만, 아직 미비한 수준이다.
차입·지출 조정으로 현금 방어…지속가능성엔 '물음표'
그럼에도 오뚜기는 재무·투자활동을 조정해 현금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공장 증설에 들어가는 대규모 설비 투자 등이 배경으로 작용해서다. 2024년 대비 지난해 회사의 재무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1609억원에서 -343억원으로, 투자활동현금흐름은 -1982억원에서 -1006억원으로 현금유출 규모가 줄었다. 해당 항목들이 마이너스면, 회사가 차입·투자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그러나 오뚜기처럼 해당 항목 적자 규모가 줄어들면, 보수적 경영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특히 2024년에는 장·단기차입금 상환 규모(95억원)가 더 컸던 반면, 지난해에는 차입 규모가 2646억원으로 확대됐다. 회사 측에 따르면 단기차입금 증가(약 740억원)는 대부분 'USANCE(유산스)' 증가 영향이다. 유산스는 무역에서 쓰는 외상 결제방식으로 수입 대금을 나중에 지급하는 신용거래를 의미한다. 즉, 현금 유출 시점을 뒤로 미뤄 유동성을 관리한 셈이다.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는 금융상품 및 무형자산 투자를 줄였다. 무형자산은 특허권, 상표권 등이 해당되며 육안으로 확인 불가한 자산이다. 해당 두 항목에 투자를 줄였다는 것은, 간접 투자 지출을 줄였다는 의미다. 오뚜기가 공장증설 등 CAPEX 유지를 위해 비핵심 투자는 줄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오뚜기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4127억원으로 지난해 초 3307억원 대비 약 25% 늘었다. 다만 본업이 아닌 투자와 재무활동에서의 현금 확보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통할 수 있지만, 장기전으로 간다면 지속 가능성에 의문점이 생긴다. 이에 차입 확대와 수익성 둔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회사의 현금전략 방향성에 관심이 쏠린다.
오뚜기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1분기 공시가 나가지 않은 시점이라 답변은 어렵다"며 "다만 긍정적인 매출 성장과 해외시장의 지속적인 확장을 통해 자체 자금 및 외부로부터의 차입 모두 아직 충분한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부 CAPEX 규모를 감안한 차입도 있긴 하지만 현금지출 규모 축소와 CAPEX 규모 유지가 직결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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