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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8일 18:4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벤처캐피탈(VC)들이 비상장 스타트업 투자를 넘어 상장사 메자닌(CB·BW·CPS) 시장의 핵심 투자 주체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술특례 기업들에는 자금 공급의 마중물 역할도 기대된다는 평가다. <IB토마토>는 증권사나 자산운용사가 주도하던 상장사 메자닌 시장에서 VC들이 탄탄한 운용자산(AUM)과 기업 분석력을 무기로 입지를 넓히고 있는 배경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국내 상장 메자닌 시장이 벤처캐피탈(VC)의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지만, 실제 시장 주도권은 대형 VC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펀드 규약상 상장사 투자 한도가 통상 약정총액의 10% 안팎에 묶여 있어 중소형 VC는 투자 자체가 어려운 구조다. 업계에서는 상장 메자닌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결국 수천억원대 펀드를 운용하는 대형 VC와 증권사·자산운용사가 딜을 선점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에이티넘인베스트)
중소형 VC, 메자닌 투자 여력부터 다르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VC들의 상장 메자닌 투자는 대형 VC가 주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VC들이 펀드 결성 시 규약을 작성하는데, 통상적으로 상장사 투자 한도는 펀드 약정총액의 10% 수준이다. 펀드 규모가 작을수록 상장사 메자닌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도 제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예를 들어 약정총액 500억원 규모 펀드를 운용하는 중소형 VC의 경우 상장사 투자 가능 금액은 50억원 수준에 그친다. 반면 3000억원 이상 펀드를 운용하는 대형 VC는 300억원 안팎까지 상장사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 수백억원 단위로 이뤄지는 바이오·테크 기업 메자닌 딜에서 중소형 VC가 주도권을 쥐기 어려운 이유다.
중소형 VC들이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해 상장사 메자닌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같은 사례는 많지 않다. 프로젝트펀드는 특정 기업 투자를 목적으로 별도로 결성하는 펀드로 출자자(LP) 모집이 필요한데 단기간에 수백억원 규모의 자금을 모으기가 만만치 않아서다.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하더라도 기존에 메자닌 발행 회사가 대형 VC의 투자를 유치했을 경우 투자 우선 순위가 뒤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상장 메자닌이 비상장 투자만큼 높은 기대수익률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점도 중소형 VC에는 부담이다. 비상장사 투자는 기업공개(IPO) 시 수십 배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상장사 메자닌은 통상적으로 2~3배 수익을 기대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회수 불확실성은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높은 수익률이 필요한 LP를 설득하기에는 중소형 VC가 더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운용사·대형 VC 연합…시장 지배력 키운다
상장 메자닌 시장에서 대형 VC의 입지가 커지는 배경에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역할도 있다. 증권사들은 인수 주선 업무와 직접 투자를 병행하고 있고, 자산운용사는 증권사와 함께 핵심적인 자금 공급자이자 투자 상품화 주체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백억원 단위 투자 여력을 가진 대형 VC가 결합하면서 대형 딜의 주도권이 소수 플레이어에 집중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NH투자증권(005940), 라이프자산운용 등을 비롯한 대형 VC들은 지난 2월 바이오 사업을 영위하는 코스닥 상장 기업에 1500억원을 투자했다. 증권사가 VC·자산운용사 등과 협업해 대형 딜을 주도한 모범사례로 꼽힌다. 자금 동원 능력과 네트워크, 딜 소싱 역량이 결합되면서 대형 운용사일수록 리드 투자자 지위를 확보하기 쉬운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VC가 기존 포트폴리오사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IPO에 성공한 후 메자닌 투자까지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2023년 코스닥 시장에 기술특례로 상장한 시뮬레이터 시스템 개발·공급
이노시뮬레이션(274400)은 지난해 투자자인 중형 VC 인라이트벤처스로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3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비상장 단계에서 형성된 네트워크가 상장 이후 자금 조달로 연결되는 구조다.
VC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상장 메자닌 투자는 중소형 VC 보다는 대형 VC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라며 "대형 VC 입장에선 상장 메자닌 투자를 통해 리드 투자자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매력도가 높다"라고 말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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