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예지 기자] 정부가 통신비 경감을 국정과제로 삼고 관련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알뜰폰 업체와 SK텔레콤의 첫 망 도매대가 자율협상이 일부 마무리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다만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발표한 요금제 개편안에는 알뜰폰 관련 정책이 배제돼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데요. 전파사용료 징수 등 알뜰폰 사업자의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통신비 경감 정책에 알뜰폰 육성을 위한 방안도 포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망 도매대가 협상 자율화 이후 SK텔레콤과의 협상에 참여한 알뜰폰 업체는 총 17개에 달합니다. 정부는 지난해 초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도매대가 협상에 직접 개입하는 사전규제 방식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3월 사업자 간 자율 협상을 우선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규제 체계를 전환했습니다. 이동통신사와 알뜰폰 사업자가 각각 협상을 진행하고, 반려 사유 발생 등 제도상 문제가 있을 때 정부가 사후 개입하는 방식입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신고된 협상은 모두 제도적 요건을 충족해 차질 없이 승인됐다고 밝혔습니다. 협상 시점에 사업자마다 편차가 있어 아직 첫 자율협상이 모두 마무리되진 않았습니다. 협상 현황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협상 결과 종량제 방식(RM) 도매대가는 10% 인하됐지만, 수익배분방식(RS)은 변화가 없다"며 "사업자마다 편차는 있지만 RS 요금제가 평균적으로 더 많아 RS 요금이 내려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자율협상은 시장 자율성을 제고하고 알뜰폰 사업자의 다양한 사업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도입됐습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알뜰폰 도입 초기에는 알뜰폰 업체와 통신사 간 협상력 차이가 크기 때문에 강한 규제를 적용했다"며 "알뜰폰 시장이 성장해 사후적으로 부작용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통신 업계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산업 영역에서 정부의 사전 개입이 줄고, 사후 제재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시장의 자율성을 높여 다양성과 창의성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알뜰폰 육성은 대표적인 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의 방안 중 하나로 풀이됩니다.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가 통신 요금 전반에 하방 압박을 가하기 때문인데요. 이재명 정부는 국정과제 60번인 국민 생활비 부담 경감을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통신비 경감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일환으로 시행된 과기정통부의 요금제 개편안에는 알뜰폰 요금제가 배제돼 알뜰폰 업계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지난 9일 공개된 개편안에 따르면, 데이터 안심 옵션(QoS)을 보편 적용하는 방안은 통신3사 데이터 요금제에만 적용됐습니다. 이에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국정과제인 '통신비 부담 경감'이 전 국민 대상이지 통신3사 가입자에 국한된 건 아니지 않냐"며 "알뜰폰에도 동일한 옵션을 적용하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우선 통신3사를 중심으로 제도를 시행하고, 추후 확장을 검토한다는 입장입니다.
올해부터 중소·중견 알뜰폰 사업자에 50%로 부과되는 전파사용료도 변수입니다. 정부는 지난 2024년 알뜰폰 사업자의 전파사용료 면제를 종료하기로 결정하고, 지난해 20%의 전파사용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는데요. 부담률은 올해 50%, 내년 100%로 점차 확대될 예정입니다. 전파법에 따르면 감면계수를 적용한 이동통신용 전파사용료는 가입자당 분기별 1200원 수준으로,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타격이 클 전망입니다.
다만 아직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는 알뜰폰 요금제가 차별화된다는 게 업계 중론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편안에서 제시된 최저가 LTE·5G 요금제가 2만7830원에 데이터 250MB, 400kbps QoS를 제공하지만, 알뜰폰의 경우 7MB를 1만원대에 제공하고 있어 당장 가격 경쟁이 심각하진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서대문역에 위치한 알뜰폰 전용 오프라인 홍보관 '알뜰폰 스퀘어'. (사진=뉴시스)
허예지 기자 ra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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