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 중인 이란이 종전 합의 조건 중 하나로 제한적인 해협 개방을 미국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말까지 합의 가능성이 높다"며 이란과의 협상 타결을 낙관하는 상황에서 이란 측도 협상을 위해 일부 양보할 수 있다는 신호를 내놓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 단체 헤즈볼라의 휴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들의 휴전이 성사된다면 종전 협상에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전반적으로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가 무르익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달라진 중동 정세 분위기…미·이란 종전협상에 '긍정 영향'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이 일정 부분 요구를 수용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 내 오만 측 해역을 선박이 자유롭게 통과하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해협 수로 중 이란 반대편에 위치한 오만 해역을 활용해 선박 통항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이란의 직접 통제를 일부 완화하는 '부분 개방' 협상안으로 해석됩니다. 다만 이란이 해당 수역 내 기뢰 제거에도 동의할지, 적국인 이스라엘을 비롯해 모든 선박의 자유로운 통항을 허용할지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이란의 이 같은 제안은 최근 몇 주 동안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 행사를 강경하게 주장해 온 기존 태도에서 처음으로 한발 물러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앞서 국제해사기구(IMO) 회원국들은 이란의 통행료 부과 구상에 대해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영국·프랑스 정상의 주도로 열리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에 대한 국제 화상 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중동 사태와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을 위한 국제 연대의 필요성 등에 관해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동 전쟁의 또 다른 축인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가능성도 언급되면서 미국·이란 간 종전 협상에도 청신호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휴전이 이번주 중 발효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정상이 16일 회담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이날부터 일주일간 단기 휴전에 들어가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뉴욕타임스(NYT)> 보도도 있었습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이 이뤄지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동안 양국의 군사적 충돌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의 주요 걸림돌로 작용해 왔습니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을 합의한 뒤에도 "레바논은 휴전 합의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레바논 공격을 지속했고, 이란은 종전 조건으로 헤즈볼라 등 대리 무장세력에 대한 공격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 밖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4월 내 합의' 가능하다면서도…미, 군사·경제 압박 '지속'
협상 자체도 일정 부분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양측이 기본 합의에 조금 더 접근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과 이란은 파키스탄, 이집트, 튀르키예 등의 중재 아래 휴전 만료 시점인 오는 21일 이전에 이견을 좁히기 위해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말까지 이란과의 휴전 합의 가능성을 자신 있게 언급하며 기대감을 끌어올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찰스 3세 국왕의 방미 기간(4월27~30일) 전까지 이란과 합의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매우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전쟁은 거의 끝나가는 것 같다"며 "종료 상태에 아주 근접했다"고 말했습니다.
미 백악관 역시 합의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협상과 회담에 매우 전념하고 있으며 대화는 생산적으로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합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이란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미국은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 면제를 갱신하지 않겠다"며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경제적 압박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미군 중부사령부는 중동 내 항공모함을 추가로 전개하며 군사력을 강화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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