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장 철수…‘혼다’의 몰락, 원인은 전기차 전략 실패
올해 말 국내 판매 사업 종료
“이륜차 사업 역량 집중할 것”
2026-04-24 11:42:31 2026-04-24 11:42:31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한때 국내 수입차 시장의 왕좌를 차지했던 혼다가 한국 진출 23년 만에 자동차 판매 사업을 접기로 한 것을 두고 친환경차 전략의 실패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잔고장이 없다는 입소문으로 수입차 1위에 오르기도 했던 혼다는, 현대차와 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전환에 적극 나선 상황에서 내연기관 자동차에 주력한 점이 국내 판매 부진과 적자 누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이지홍 혼다 코리아 대표이사가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혼다 코리아 자동차 시장 철수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혼다코리아는 지난 23일 올해 말 한국 내 자동차 판매 사업을 종료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는 “대내외 환경 변화와 환율 변동 사정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향후 이륜차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혼다코리아는 지난 2001년 모터사이클 판매로 국내 시장에 첫발을 내딛은 뒤, 2003년부터 자동차를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코드와 CR-V를 앞세워 수입차 시장을 공략했고, 2008년에는 연간 판매 1만2356대로 수입차 판매 1위에 올랐습니다. 국내 수입차 브랜드 최초로 ‘연간 1만 대 클럽’에 진입한 것도 혼다였습니다.
 
잔고장이 없다는 평판과 독일 프리미엄 3사 대비 합리적인 가격이 중산층 소비자를 끌어들였습니다. 그러나 2015년을 전후로 판매량이 꺾이기 시작했습니다. 벤츠와 BMW가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넓혀가는 가운데, 혼다는 경쟁력 있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지 못한 채 내연기관 라인업에 머물렀습니다. 
 
실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혼다코리아의 매출은 2021년 3887억원에서 2023년 2710억원으로 줄었습니다. 2024년 3344억원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39억원(2021년)에서 87억원(2022년)으로 급감한 뒤 101억원(2023년), 116억원(2024년)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지난달 기준 국내 신규 등록 차량 중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합친 친환경차 비율이 58.9%에 달하는 상황에서, 혼다는 순수 전기차를 아직 한국에 출시하지 못했습니다. 하이브리드 분야에서도 같은 일본 브랜드인 토요타에 밀렸습니다. 결국 작년 판매량은 1951대에 그쳤습니다.
 
본사 상황도 철수 결정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혼다 본사는 2025회계연도에 최대 6900억엔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69년 만의 연간 적자입니다. 전기차 전환에 뒤늦게 뛰어들었다가 수요 정체 국면에서 다시 내연기관으로 방향을 돌리면서 손실이 불어났습니다. 소니와 공동 추진하던 전기차 ‘아필라’ 프로젝트가 중단된 것을 비롯해, 북미 전기차 3종 개발도 멈춘 상태입니다. 이번 철수는 단순한 한국 시장 이탈이 아니라, 글로벌 사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풀이됩니다.
 
혼다코리아는 자동차 사업 종료 이후에도 차량 유지·관리와 부품 공급, 보증 등 애프터서비스는 최소 2034년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국 18개 서비스 센터도 그대로 운영됩니다. 자동차 부문 직원 30여 명은 모터사이클 등 다른 사업부로 재배치될 예정입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