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인도·베트남을 연속 방문하며 해외 조선 생산거점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비즈니스 포럼과 기업인 간담회 등에 참석해 양국과의 경제 협력 방안을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사진 오른쪽)이 지난해 11월 경기도 판교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하딥 싱 푸리인도 석유천연가스부 장관을 만나, 상호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사진=HD현대)
정 회장은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이재명 대통령의 순방에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인도와 베트남을 잇달아 찾았습니다. 정 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기술력과 풍부한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생산기지 다각화에 본격 시동을 걸었습니다.
이번 순방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인도에서 나왔습니다. 그간 주정부 수준에 그쳤던 조선업 협력이 중앙정부 차원으로 격상된 것입니다. HD현대는 지난 20일 뉴델리에서 신규 조선소 설립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 구축 및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습니다.
이는 정기선 회장이 올해 1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직접 회동해 조선 협력 확대를 논의한 데 따른 후속 결실로, '세계 1위 조선소'의 성공 방정식을 해외에서도 구현하겠다는 그의 구상이 빠르게 실체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HD현대에는 이미 해외 조선 사업 성공의 선례가 존재합니다. 1999년 수리 조선소로 출발한 HD현대베트남조선은 8년 만에 벌크선 10척 건조계약을 성사시키며 신조 시장에 안착했습니다. 한국 조선업계 최초의 해외 생산기지라는 타이틀을 보유한 이 조선소는 현재 연간 15척 수준인 생산 능력을 2030년까지 23척으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베트남 현지 거점 확대 구상도 한층 구체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베트남의 성공 모델이 인도에서도 재현될 수 있을지에 쏠립니다. 인도는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인 동시에 강력한 제조업 육성 의지를 갖춘 나라입니다. 인도 정부가 ‘마리타임 암릿 칼 비전 2047(Maritime Amrit Kaal Vision 2047)’을 앞세워 세계 5위 조선·해운 강국 도약을 국가 목표로 내걸고 있는 만큼, HD현대의 진출 환경은 비교적 유리하게 조성돼 있다는 분석입니다.
정기선 회장은 지난 1월 인도 방문 당시 모디 총리와의 면담에서 “HD현대는 인도와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다”며 “인도는 해외 생산거점 다변화 전략의 핵심으로, HD현대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HD현대는 지난해 7월 인도 최대 국영 조선사인 코친조선소와 MOU를 체결하고 설계·구매 지원 등 다방면의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협력 영역을 함정 분야로까지 넓힌 바 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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