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K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경영승계 절차에 본격 착수하면서 양종희
KB금융(105560) 회장의 연임 도전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역대 최대 실적과 주주환원 성과를 앞세워 연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금융권 안팎에서 내부통제 강화와 지배구조 선진화가 화두가 된 만큼 시장 신뢰와 위기관리 능력을 입증하는 것이 연임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경영능력 입증 불구 '지배구조 개선' 변수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본격 가동한 가운데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역대급 실적으로 금융지주 실적 1위를 기록하며 연임 명분은 쌓아둔 상태입니다. 양 회장 취임 이후 KB금융은 리딩금융 지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KB금융은 지난해 5조843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비은행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며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고 총주주환원율도 52.4%까지 끌어올렸습니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 규모는 3조600억원으로 금융권 최초로 3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실적만 놓고 보면 양 회장의 연임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최근 회장 선임 과정에서 실적이라는 정량적 성과보다 내부통제 강화, 지배구조 개선 등 정성적 요인이 더 중요하게 꼽히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회장 인선이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논의와 맞물려 진행된다는 점에서 변수가 있습니다. 차기 회장이 투명한 절차로 선임되는지 여부가 핵심 검증 대상이 될 전망입니다.
금융당국은 당초 지난 3월 금융지주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정치 일정과 금융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발표 시기를 미뤄왔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이달 중 개선안이 공개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KB금융도 당국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회장 인선에 공을 들이는 모습입니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2일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하고 후보군 심사에 착수했는데요. 과거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 현 회장 임기 만료 5개월 전에 시작했습니다. 승계 절차 개시부터 최종 후보 선정까지의 기간도 3개월로 늘려 후보 검증 시간을 확대했습니다.
회추위는 또 외부 후보에 대한 공정성에도 신경 쓰고 있습니다. 내·외부 후보 각 10명씩 총 20명 규모의 롱리스트를 구성한 뒤 내·외부 후보 각 6명씩 총 12명을 추려 다음 심사 단계에 올렸습니다. 외부 후보자에게 충분한 검증 및 준비 기회를 제공하고 회추위원 간담회를 신설하기도 했습니다.
양종희 회장이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본격화되면서 연임 도전에 나선다. 사진은 양 회장이 지난 4월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S6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부-금융위원회-5대 금융그룹 업무협약식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당국 "지배구조 개선안 반영토록 유도"
현재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현재 회장의 3연임 제한을 법제화하는 방안과 모범규준 또는 모범관행 형태로 반영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지주 최고경영자가 사실상 이사회와 차기 후보 추천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지적을 고려한 조치입니다. 또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전원 사외이사 구성 △임원 후보 추천 시 사외이사 전원 서명제 △금융사고 발생 시 임원 성과급 환수(클로백) 제도 강화 △사외이사 외부 평가 및 공시 의무화 △기관투자자의 사외이사 추천권 확대 △사외이사 3년 단임제 등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KB금융 관계자는 "현 회장 선임 당시에도 임기 만료 4개월 전에 승계 절차를 시작했고 이번에는 이를 한 달 더 앞당긴 것"이라며 "아직 발표되지 않은 당국 개선안을 염두에 두고 일정을 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현재 절차 역시 금융감독원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며 "향후 발표될 개선안이 어떤 내용인지, 발표 시점 등이 중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KB금융의 경우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서도 지배구조 체계를 비교적 일찍 정비한 곳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과거 'KB금융 사태'라는 경영진 갈등을 겪은 이후 회장 승계 절차와 사외이사 운영 체계 등을 선제적으로 개선하며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해 왔기 때문입니다.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지배구조 개선에 나선 금융사로도 꼽힙니다. 지난 2014년 내분 사태를 겪은 이후 지배구조 체계를 전면 손질했고, 2015년부터는 모든 주주에게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운영해왔습니다.
현재는 이미 경영승계 절차에 착수한 만큼 금융당국이 추후 내놓는 지배구조 개선안을 대폭 소급 적용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그럼에도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 이후 첫 적용되는 곳인 만큼 당국에서는 KB금융 회장 인선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제도 시행 이후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라며 "감독당국이 이미 진행 중인 승계 절차에 대해 소급 적용을 강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모범관행 등 자율 개선 사항은 금융회사들이 스스로 반영할 수 있겠지만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면서 "롱·숏리스트 추려지는 과정에서 KB가 즉각 자율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부분들은 최대한 반영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번 회장 인선이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논의와 맞물려 진행된다는 점에서 변수가 있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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