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앞 더불어민주당 천막 농성장에서 열린 국난극복을 위한 시국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경수 전 경남지사, 이 대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 (공동취재)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유정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비명(비이재명)계 주요 대선주자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조기 대선이 현실화할 경우 당내 경선에서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구도가 더 공고해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선 출마를 고려하던 비명계 주자들의 당내 경선 참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말 아끼는 '신 3김'…김두관은 대권 도전 가능성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를 향한 비명계 주자들의 비판 수위가 잦아들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비명계 주자들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문제를 고리로 '후보 교체'를 요구할 명분이 약해졌습니다. 이 대표의 무죄 판결로 사법리스크가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전환될 경우, 비명계와 야권 내 반이재명 진영이 이 대표의 독주를 저지할 명분과 세력 결집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됩니다.
실제 비명계 주자들은 이 대표의 항소심 무죄 선고 이후 일제히 환영의 메시지를 냈습니다. 이른바 비명계 '신 3김'으로 불리며 야권 잠룡으로 꼽혀온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는 전날 이 대표가 2심 무죄 선고를 받자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냈습니다.
김부겸 전 총리는 "다행이다. 당원으로서 한시름 덜었다"며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밝혔습니다. 김경수 전 지사는 "이재명 대표 무죄는 당연한 결과다. 애초부터 야당 대표를 겨냥한 정치보복성 수사이자 무리한 기소였다"며 "이번 기회에 무리한 수사와 기소의 원인이 된 관련 선거법과 사법 제도도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하겠다"고 했습니다. 김동연 지사는 "사필귀정"이라며 "검찰의 과도한 기소를 이제라도 바로 잡아 다행"이라고 적었습니다.
비명계 일부 주자는 당내 경선 자체를 포기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지난해 이재명 대표를 선출한 전당대회에서도 김두관 전 민주당 의원과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만이 당대표 경선에 출마했습니다. 이 대표의 전당대회 승리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출마율이 극히 저조했습니다.
김경수 전 지사와 김부겸 전 총리, 김동연 지사 측은 당내 경선 출마에 대해 말을 아꼈습니다. 다만 김두관 전 의원의 경우엔 탄핵이 인용된다면 당내 경선 출마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전 의원 측 관계자는 "(탄핵 선고) 상황을 봐야겠지만 민주당이 대선에서 이기려면 중도까지 끌고 와야 한다"며 "아무튼 준비를 잘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민주, 이재명 중심 대권 준비…"비명계, 정권교체 총력 쏟을 것"
차기 대선 지지도 조사에서도 이 대표는 향후 민심과 당심에서 독주 체제를 이어갈 전망입니다. 이날 공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전국지표조사(NBS)> 결과(3월24~26일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전화면접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31%의 지지를 받아 압도적 우위를 보였습니다. 이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8%, 홍준표 대구시장 6%, 오세훈 서울시장 5%,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5% 등이 이 대표의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 대표는 '신 3김' 주자들을 크게 압도했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의 68%가 이 대표를 지지한 가운데 김동연 지사와 김경수 전 지사, 김부겸 전 총리의 지지율은 각각 3%, 2%, 1%에 그쳤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지난 20일 공표된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 결과(3월17~18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ARS 무선전화 방식)에 따르면, 범진보 진영의 대선주자 지지율 1위 역시 이재명 대표였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46.9%가 이 대표를 지목했으며, 이어 김부겸 전 총리 7.5%, 김동연 지사 6.2%, 김경수 전 지사 4.2%, 김두관 전 민주당 의원 3.2% 순이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무려 86.8%가 이 대표를 지지했습니다. 김동연 지사(2.5%), 김경수 전 지사(1.7%), 이광재 전 강원지사·김두관 전 의원(1.4%) 등은 모두 지지율이 3%에 미치지 못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비명계 주자들은)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정권교체에 앞장설 것"이라며 "경선 국면이 끝나면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정권교체에 앞장서는 데 총력을 쏟을 것이다. 정권교체 이후 당내 입지를 다지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박 평론가는 또 김동연 지사와 김두관 전 의원은 당내 대선 경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박 평론가는 "당내 포스트 이재명을 생각할 수 있고 차기 당권을 위해서라도 경선에 나갈 가능성이 있다"며 "(경선에) 출마해서 손해볼 건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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