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냐, 김동연이냐'…관전 포인트는 '2위 싸움'
경선 2위…'포스트 이재명' 등극 가능성 높아
김경수, 친노·친문 적자 계승…통합·연정 강조
김동연, 경제 정책으로 승부…세력 구축 핵심
2025-04-15 18:12:56 2025-04-16 16:12:24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민주당 대선 경선이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2위 싸움이 최대 관전 포인트로 격상했습니다. 3파전으로 전개되는 민주당 대선 경선은 2위를 놓고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맞붙고 있습니다. 이재명 전 대표를 계승할 리더가 민주당 내부에 부재한 만큼, 이번 경선 2위 주자는 '포스트 이재명'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포스트 이재명' 차지…15% 확보 싸움
 
민주당이 15일 하루 동안 경선 후보자 등록을 받았습니다. 당내서 출사표를 가장 먼저 던졌던 김두관 전 의원이 경선 불참을 선언하며 김경수·김동연·이재명 후보의 3파전으로 좁혀졌습니다. 
 
이 전 대표는 독보적인 여론조사 1위를 달리며 '대세론'을 굳히고 있습니다. 이에 김 전 지사와 김 지사 간 치열한 2위 싸움이 예고됩니다. 민주당에서 이 전 대표를 대체할 수장이 없는 상황에서 사실상 이번 경선 2위 주자가 포스트 이재명을 구축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 전 대표 측은 압도적인 경선 득표율을 바탕으로 대선 본선 승리까지 밀어붙인다는 전략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사례를 본떴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997년 민주당 계열인 새정치국민회의 총재 시절 대선을 치렀습니다.
 
당시 대선 구도는 현재와 겹치는 점이 많습니다. 야권에서는 김 전 대통령이 압도적 1위 주자였고, 여권인 한나라당은 이회창 후보를 비롯한 9룡으로 분산돼 있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당시 당내 경선에서 민주 정당 계열 중 역대 가장 높은 득표율인 77.5%를 기록했는데요. 그 기세를 이어 대선에서도 승리했습니다. 
 
이 전 대표 지난 대선 때 경선 득표율은 50.3%입니다. 만약 목표를 이뤄 70% 안팎의 득표율을 얻는다면 남은 건 30% 안팎입니다. 포스트 이재명이 되기 위해선 누가 15% 이상을 확보하느냐 싸움인 것입니다.
 
김경수 "완전한 내란 종식…통합 중요"
 
김 전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측근이기도 합니다.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적자를 계승하며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노무현의 꿈'으로 불리는 행정수도 이전까지 시사했는데요. 세종에서의 출마선언 후 첫 공약으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발표했습니다. 용산 대통령실은 '내란의 상징'이라며 하루도 사용해선 안 된다는 이유입니다.
 
이를 증명하듯 김 지사는 출마를 선언한 지난 13일 김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연이어 참배했습니다. 이후 경상남도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습니다.
 
이 전 대표와 차별화 전략도 눈에 띕니다. 연정과 통합을 강조하고 나섰는데요. 김 전 지사는 출마선언에서 "100일 대타협" "빛의 연정" "모두의 정부" 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잘사니즘', '기본사회 실현' 등 경제 노선을 강조한 이 전 대표와 다른 모습입니다.
 
김 전 지사 캠프 관계자는 "완전한 내란 종식을 이뤄야 하기 때문에 그 차원에서 이번 선거에서 연정이나 연대의 정치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그래야 향후 정부가 폭넓은 지지를 받고 내란 종식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지난 2021년 드루팅 여론조작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윤석열정부의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점은 아킬레스건입니다. 해당 사건으로 문재인정부 지지율이 떨어졌다고 보는 일부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김 전 지사에 대한 비토 정서가 남아있습니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1위 주자로 우뚝 서며 당내 경선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 대 김동연 경기지사의 2등 싸움이 치열하다.(사진=뉴시스)
 
 
김동연 "'경제통' 이미지 살린 정책 제시"
 
김 지사는 전형적인 '개천에서 난 용'입니다. 흙수저 출신임에도 배경보다 능력만으로 정권 상관없이 중책에 기용됐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까지 역임한 성공신화의 주인공입니다.
 
김 지사는 참여정부부터 이명박·박근혜·문재인정부까지 정부 요직에서 경제전문가로 활약하며 탁월한 경제·정책·행정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극찬을 받은 '비전 2030'은 지금까지 민주당의 성장·복지 정책에서 회자됩니다. 
 
김 지사 측은 경제통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운 정책을 제시할 방침입니다. 김 지사 캠프 관계자는 "비전 2030 제작 당시 총괄책임으로서 경제의 발전과 그것을 성과로 만드는 정치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분"이라며 "정치와 경제를 잘 융합해 복지나 삶의 수준을 올리는 데 필요한 토대를 마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자기 사람이 없다는 점은 큰 약점입니다. 당내 조직 기반이 취약한데요. 실제로 과거 김 지사가 창당했던 새로운물결 출신 인사들은 대부분 친명(친이재명)계로 옮겨갔습니다. 이에 김 지사는 강권찬 전 기회경기수석, 김현곤 경과원장 등 친문(친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하며 세력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김 지사 측 관계자는 "불리한 상황이긴 하다"며 "개헌이나 당내 민주주의 등 우리 사회 과제를 좀 더 긍정적인 방향에서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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