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전기차 캐즘' 돌파구로 ‘ESS’ 낙점
태양광 등 생산된 전기 저장 장치
ESS 향후 10년간 7배 성장 전망돼
2025-04-16 15:03:37 2025-04-17 11:30:03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ESS는 태양광, 풍력 등으로 생산된 전기를 저장하여 필요할 때 공급함으로써 전력 소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장치입니다. 성장 전망과 급증하는 수요로 ESS 시장이 전기차 캐즘의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전력망용 ESS 배터리가 설치된 모습.(사진=LG에너지솔루션)
 
16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일본 전자업체 옴론과 연말부터 5년간 2GWh(기가와트시) 이상의 가정용 및 상업용 리튬·인산철(LFP) ESS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최종 조율 중이며, 계약 규모는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다음달에는 오스트리아 태양광 업체와 1조원이 넘는 가정용 및 상업용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할 예정입니다.
 
중국 업체를 제치고 유럽 및 일본 기업들로부터 대형 ESS 계약을 수주한 것은 국내 배터리 업체로서는 처음입니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한 전략이 적중한 결과로 평가됩니다.
 
삼성SDI도 미국 최대 전력 기업 넥스트에라에너지에 ESS용 삼원계(NCA) 배터리를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총 공급량은 6.3GWh로, 이는 지난해 북미 ESS시장 전체 용량(55GWh)의 11.5%에 해당합니다. 계약 규모는 약 1조원이며, 삼성SDI는 이 중 4374억원 규모의 물량을 오는 11월까지 우선 납품할 계획입니다.
 
SK온도 미 ESS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ESS 사업실을 사장 직속으로 격상했으며, 올해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경쟁사보다 늦게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기존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해 초기 대응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SK온의 이석희 사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SK이노베이션 제18차 정기 주주총회에서 “ESS 시장은 현재 LFP 배터리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며 “파우치형 폼팩터 기술을 적용한 LFP 배터리로 시장에 진입해 올해 말까지 ESS 부문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배터리 업계가 ESS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ESS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우드맥킨지도 향후 10년간 ESS 시장이 지난해 대비 7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의 캐즘 상황에서 기업들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전기차 시장 침체와 관계없이 ESS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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