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토스(비바리퍼블리카) 등 빅테크 3사가 2금융권에 높은 대환대출 중개수수료를 부과하면서 중저신용자들에 부담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1금융권과 2금융권 간 수수료율 격차가 크다는 점에서 업권 간 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14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 대환대출 중개수수료율은 개인신용대출 기준으로 1금융권에는 평균 0.08%를 부과한 반면, 저축은행에는 0.82%, 여신전문금융사에는 1.00%를 책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카카오페이도 1금융권의 수수료율은 0.11%에 불과하지만, 저축은행과 여전사에는 모두 1.30%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1금융권에 0.10%만 받지만, 저축은행에는 1.30%, 여전사에는 1.29%를 적용하면서 1금융권과 2금융권 간 수수료 격차가 최대 1.20%p 차이가 납니다.
업권별 중개수수료율에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는 2금융권의 경우 대환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창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핀테크 업체들은 2금융권이 핀테크 플랫폼 의존도가 높은 점을 이용해 더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금융권은 은행권에 비해 판매채널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플랫폼 입점을 통한 대출상품 판매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은행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개수수료율 수준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습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 과도한 중개수수료 부과를 방지하고 수수료가 소비자 금리에 전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개수수료율 공시를 도입했습니다. 1금융권에 비해 협상력이 약한 2금융권에 불합리하게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지 못하도록 하고, 금융사 간 공정 경쟁을 유도하려는 취지였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플랫폼들은 2금융권에 높은 수준의 중개수수료를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중저신용자가 주로 이용하는 2금융권에 높은 수수료율을 부과하면서 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수수료율은 금융사의 비용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가산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업권별 수수료를 다르게 부과받는 것까진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만 받아도 너무 높게 받고 있다"며 "비용이 많이 들면 대출 금리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1금융은 핀테크 플랫폼 의존도가 낮기 때문에 수수료율을 낮게 받은 것"이라며 "당국도 대환대출 활성화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핀테크 수수료율에 개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이나 여전사는 1금융에 비해 대출 금리가 높기 때문에 핀테크 사들이 높은 수수료율을 받고 있다"며 "중개수수료율은 모집 비용에 들어가기 때문에 수수료율이 낮아지면 대출금리가 낮아질 유인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중저신용자 리스크는 금융사가 부담하고 핀테크는 중간에서 돈만 벌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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