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잇따른 신약 실패, 적자 탈출 답 없다
다음달 FDA 미팅 이후 리보세라닙 품목허가 재신청 일정 윤곽 드러나
안구 질환 치료제, 유럽 임상서 유효성 입증 못해…미국 임상 3상 비상
2025-06-25 16:16:51 2025-06-25 17:30:50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HLB(028300)가 개발한 안구질환 치료제가 유럽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비상이 걸렸습니다.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 병용 투여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가 차일피일 미뤄지는 상황에서 악재가 더해진 것입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HLB테라퓨틱스(115450)의 미국 자회사 리젠트리가 진행한 신경영양성각막염(NK) 치료제 RGN-259가 유럽 임상 3상 톱라인 결과에서 통계적 유효성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도 RGN-259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유럽 임상에서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한 상황에서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상에 난항이 예상됩니다. 미국 임상 3상은 올해 말 임상 완료를 목표로 환자 모집이 진행되고 있죠.
 
당초 RGN-259 기술수출을 추진하는 동시에 내년에 유럽 의약품청(EMA)과 FDA에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었지만 차질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유럽 임상 3상과 미국 임상 3상은 동일한 디자인으로 진행하지만 별개의 임상으로, 다만 유럽 임상의 원인 규명 과정에서 동일하게 미국 임상 역시 면밀히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은 임상 결과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출되기 때문에 동일한 디자인으로 진행되는 임상인 만큼 미국 임상 3상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게 중론입니다.
 
신약 개발 리스크 분산 요인 '부재'
 
리보세라닙이 이미 두 차례나 FDA 허가가 좌절된 상황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파이프라인에서 성과가 나와야 신약 개발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데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죠. 신약 개발 성과 난항과 맞물려 실적도 암울합니다. HLB는 2019년부터 줄곧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도 영업손실이 287억5700만원, 순손실은 689억249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안구질환 치료제 임상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상황에서 뚜렷한 적자 부담 해소 방도도 없어 보입니다.
 
HLB 기업 가치 핵심인 리보세라닙은 세 번째 FDA 신약 허가 도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HLB는 2023년 간암 1차 리보세라닙 병용요법으로 FDA에 본심사를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FDA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3월에도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병용요법 품목허가 신청에 보완요구서한(CRL)을 보내며 보류 결정을 내렸죠. HLB에 따르면 FDA와 추후 일정을 협의하기 위해 타입A 미팅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다음 달 중으로 FDA와의 미팅이 진행된 이후 품목허가 재신청을 비롯한 추후 일정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로서는 리보세라닙 FDA 신약 허가가 수년간 이어진 적자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로 FDA 승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HLB의 신약 파이프라인 중 리보세라닙에 대한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리보세라닙은 HLB의 첫 신약 후보물질로 2008년부터 리보세라닙 개발에 그룹 역량을 집중해왔지만, 개발이 장기화되고 최종적으로 FDA 신약 품목허가 승인이 지연되면서 그룹에 실적 부담과 성장 정체를 결과를 가져왔죠. 최근 HLB는 지배구조 단순화를 통해 경영 효율화를 높이기 위해 계열사 HLB생명과학(067630)과 흡수합병을 추진하는 등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현재 연구개발 중인 신약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기업 가치를 높이고 실적 개선 해결책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사진=픽사베이)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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