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비상장 건설사들의 경영 실적이 엇갈렸습니다.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하며 전반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보였고, 현대엔지니어링은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매출은 줄었습니다. 주요 비상장 건설사 중 SK에코플랜트만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 매출 줄고 영업익 늘고…포스코이앤씨 '적자전환'
2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 사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2024년 상반기(별도 기준) 매출 8조157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별도 기준) 6조7787억원으로 20.3% 감소했습니다. 다만 영업이익은 1392억원에서 2143억원으로 53.9% 증가하며 수익성은 개선됐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미국 등 대형 현장 준공에 따른 기저효과로 매출은 일부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가 저조했던 부분을 고려하면 수익성 개선 노력이 점차 회복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포스코이앤씨는 2024년 상반기(별도 기준) 매출 5조402억원에서 올해(별도 기준) 3조6800억원으로 36.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81억원에서 -66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습니다. 포스코이앤씨는 말레이시아 발전 플랜트와 폴란드 소각로 프로젝트 손실이 반영된 것이 상반기 적자 전환의 배경입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고물가, 고금리, 자재비·인건비 인상 등으로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며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며 "국내 경제가 저성장 기조를 보이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마저 위축됐지만 사업 수익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리스크 관리에 힘쓰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롯데건설, '하반기 기대'…SK에코, 사업구조 재편 효과 뚜렷
롯데건설은 2024년 상반기(별도 기준) 매출 4조9억원에서 올해(별도 기준) 3조7485억원으로 6.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112억원에서 409억원으로 58.2% 줄어들었습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매출은 작년에 급격히 늘어난 후 올해 감소했지만 평년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인건비와 자재비 등 건설원가 상승으로 업계 전반적으로 하락했다"며 "이런 악조건 속에도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는 2조9521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전체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인 1조9571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반기 만에 전년도 실적을 50% 이상 초과 달성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올해 분양한 해운대센텀, 잠실르엘 등 주요 사업지가 하반기에 몰려 있어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SK에코플랜트는 상반기 실적이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2024년 상반기 매출(별도 기준) 4조2670억원에서 5조7992억원으로 35.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64억원에서 2096억원으로 65.8% 늘었습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2분기 매출은 청주 M15X 프로젝트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본격화 등 반도체 사업 성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며 "영업이익은 지난해 자회사로 편입한 반도체 모듈회사 에센코어와 산업용 가스 제조사 SK에어플러스의 호실적이 반영되며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반도체·AI 데이터센터 등 관련 사업에서 차별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수도권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뉴스토마토)
전문가들은 2~3년 전 시작된 건설 경기 침체의 여파로 인해 국내 사업 분야 실적 부진이 기록됐다고 실적 부진의 배경을 분석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022년 하반기부터 2023년까지 건설 시장 분위기가 꺾이면서 침체가 시작됐고, 그 여파로 올해 실적 부진이 나타났다"며 "별도 기준 경영 실적을 보면 특정 프로젝트나 손실 반영 분에 따른 등락 폭이 커, 비상장사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은형 위원은 "원자재 가격 변동과 금리 인상 등 외부 요인도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신규 수주 확대와 원가 관리 전략이 각 사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되며, 업계 전반의 불확실성 속에서 전략적 대응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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