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2000억원에 달하는 임금체불 사태를 빚은 대유위니아의 박영우 전 회장이 보석으로 석방되자 노동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위니아딤채만 550억원이 넘는 임금이 지급되지 않은 상태인데요. 노조는 박 전 회장의 엄벌과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요구했습니다. 한편 위니아는 광주지방법원에 세 번째 회생을 신청했습니다.
박 전 회장은 지난해 2월 구속 이후 여러 차례 보석을 신청했으나 번번이 기각됐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수원고법 형사2-3부에 다시 보석을 청구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지난 2일 석방됐습니다. 재판부가 보석 허가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가운데 구속 만기 시점과 2심(항소심) 선고 기일을 앞두고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해석됩니다.
앞서 박 전 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계열사 전·현직 대표이사 등과 공모해 위니아전자와 위니아 노동자 800여명의 임금과 퇴직금 약 470억원을 체불(근로기준법 위반)한 혐의로 지난해 3월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에선 징역 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노동자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대유그룹 산하 가전사들의 줄도산으로 체불액은 공소 당시 400억원대에서 현재 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히 위니아딤채만 550억원이 넘는 체불액을 기록했지만 단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남승대 위니아딤채 노조위원장은 "우리 위니아딤채만 체불임금이 550억원이 넘고 파산 시 피해액은 2배로 커진다"면서 "체불액은 10원도 못 받은 이 현실 속에서 박영우와 같이 숨을 쉬고 있다는 자체가 가슴이 찢어진다"고 토로했습니다.
노조 측은 2심 재판부에 대해 "범정부 차원의 대책과 함께 엄벌 구형 및 재수감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국회에는 국정감사에서 박 전 회장을 증인으로 세워 책임을 물어야 하며, 2000억원에 달하는 임금 체불에 대한 구체적인 변제 계획을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위니아는 지난 3일 법무법인 이우스를 통해 광주지방법원에 세 번째 회생 신청을 제출했습니다. 회생 개시 여부는 오는 22일 회생 신문을 거쳐 이르면 9월 말, 늦어도 10월 초에 결정될 전망입니다. 앞서 위니아는 서울과 수원에서 기업회생 재도의를 신청했지만 잇따라 좌절됐습니다.
정부도 임금체불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임금체불 근절 대책'에 따르면, 임금채권보장제도의 대지급금 지급 범위가 기존보다 3개월 연장된 최종 6개월분으로 확대하며,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별도 기구 설립 방안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다만 노조가 요구한 3년치 대지급금 보장은 반영되지 않았고, 재직자 대상 간이 대지급금 확대는 포함되지 않아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수백억원대 임금 및 퇴직금을 체불한 혐의를 받는 박영우 전 대유위니아 회장이 지난해 2월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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