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국내 5대 제약사들의 연구개발 투자 결실인 신약이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고, 나아가 선순환 R&D 구조 안착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17일 제약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적에서 전체 매출액 중 10% 이상을 신약 연구개발에 투자한
한미약품(128940)과
대웅제약(069620)의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의 영업이익률 증가는 매출에서 발생하는 이익의 비중이 늘었다는 것이고 이는 결과적으로 기업의 실질적 수익성과 운영 효율이 개선되고 있음을 의미하죠. 동종 업종 내 경쟁기업을 비교할 때 영업이익률이 높으면 시장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고, 장기 성장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습니다.
3분기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15.7%, 13.1%로 5대 제약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률이 10%를 넘겼습니다. 한미약품의 전년 동기 영업이익률은 16.2%로 0.5%포인트 소폭 감소했지만 5대 제약사 중에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았습니다. 대웅제약은 전년 동기 영업이익률이 10.4%에서 올해 3분기 13.1%로 올라 2.7%포인트 늘었습니다.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배경에는 대웅제약의 나보타와 펙스클루, 한미약품의 로수젯 등 고마진 제품들의 매출 증가가 실적 기여에 한몫했습니다.
'고마진 신약 매출' 실적 견인
대웅제약 3분기 매출 성장을 이끈 핵심 주역으로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와 국산 34호 신약 펙수클루가 꼽힙니다. 대웅제약 제품 중 가장 많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품목은 나보타입니다. 3분기 기준 나보타 매출액은 1709억8400만원으로 전체 매출 중 16.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 매출액은 741억6700만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7.2%를 차지하고 있죠. 펙수클루는 지난해 기준 출시 3년 만에 국내 외에서 연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며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도와 멕시코, 칠레, 에콰도르, 필리핀 등 6개국에 출시됐습니다. 지난 9월에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해 출시를 준비하고 있죠. 중국 현지의 특성과 수요를 반영해 내년 하반기 발매 목표로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 진출 전략을 펼쳐 나갈 계획입니다.
3분기 만에 누적 매출 1조1146억원을 달성한 한미약품은 주력 품목인 개량신약의 견고한 성장과 길리어드사이언스와 체결한 엔서퀴다 기술이전 계약에 따른 선급금 수취로 수익성이 급증했습니다. 특히 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신약 로수젯의 3분기 원외처방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한 589억원을 달성했고, 고혈압 제품군 아모잘탄패밀리 370억원, 위식도역류질환 제품군 에소메졸패밀리 157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습니다.
3분기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이 전제 매출액에서 연구개발(R&D)에 투자 비율은 각각 16.8%, 15.4%로 5대 제약사 중 가장 높았습니다. 연구개발 투자 결과물인 신약이 기업의 실적 기여도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고 파생되는 수익 창출은 다시 연구개발 투자 비용으로 쓰이는 선순환이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주목할 만한 대웅제약의 R&D 파이프라인으로는 현재 한국과 미국에서 글로벌 임상 2상 진행 중이며 연말에 임상 완료 예정인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베르시포로신입니다. 긍정적인 임상 결과 도출 시 기업가치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기대를 받고 있죠.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고 MSD에 기술이전한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임상2b상 결과 발표도 앞두고 있습니다.
영업이익률 희비 엇갈려
유한양행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4.8%로 전년 동기 대비 0.5%포인트 소폭 증가했습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3분기 폐암 신약 렉라자의 일본 기술이전 수익이 반영됐지만 올해는 기저효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3.7% 감소한 22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일회성 마일스톤 유입 부재로 3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7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GC녹십자의 영업이익률은 4.3%로 전년 동기보다 0.9%포인트 올랐습니다. 녹십자는 창립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6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고마진 주력 제품인 알리글로는 올해 매 분기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17% 매출 성장을 이뤘습니다. 회사 측은 헌터라제의 3분기 누적 매출이 이미 전년 연간 매출의 96%를 달성한 만큼, 연간 기준으로는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반면 종근당의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7.9%에서 4.5%로 3.4%포인트 줄었습니다. R&D 투자 비중은 종근당(9.9%), 유한양행(9.7%), GC녹십자(8.3%)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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