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칩 성능이 고도화되면서, 반도체 칩의 전기신호를 메인보드에 전달하는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같은 반도체 기판 시장이 동반 성장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기판을 신성장 축으로 삼은 부품업계가 AI 시대의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는 양상입니다.
LG이노텍 마곡 본사.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은 아이폰 판매 호조에 힘입어 실적을 개선한 가운데,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서도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6일 LG이노텍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7조6098억원, 영업이익 324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 기판을 담당하는 패키지솔루션 부문 매출은 48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6% 증가하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신성장 축으로 육성 중인 반도체 기판 사업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6년 FC-BGA에서 PC 및 서버 중앙처리장치(CPU)향 공급이 시작됐다”며 “매출 증가가 밸류에이션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반도체 기판 부문의 성장 흐름은 삼성전기에서도 확인됩니다. 삼성전기는 지난 23일 지난해 4분기 매출이 2조9021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패키지솔루션 부문 매출이 64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AI와 서버, 네트워크 시장 확대에 따라 고성능 반도체 기판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반도체 기판 수요 증가는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 사이에서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통로’ 역할의 FC-BGA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삼성전기 수원 사업장 전경. (사진=삼성전기)
반면 FC-BGA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 일본 이비덴 등 일부에 불과해, 관련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박준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FC-BGA는 주요 메이저 업체들의 가동률이 증가함에 따라, 공급자 우위 시장으로 변화되고 있다”며 “글로벌 전방 고객사들의 선제적인 물량 확보를 위한 노력들이 포착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업계도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앞서 삼성전기는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생산 거점 풀 가동이 예상됨에 따라 증설 투자 검토·적기 집행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고, LG이노텍은 지난해 구미시와 6000억원 규모의 업무협약(MOU)을 맺고 생산라인 확대에 착수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반도체 기판 시장이 공급자 우위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기판 수요가 높아지면서, 공급자 우위 시장으로 변화되는 기조가 엿보인다”며 “AI 확산으로 부품 응용처가 계속 늘고 있는 반면, 제조사는 많지 않아 수요가 높아진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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