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 200억 쏟는 한강버스…'법정 심의위'조차 없었다
조례상 필수 기구 심의위원회, 운항 개시 4개월째 미구성
서울시 체결 업무협약서에도 "심의위 구성·운영" 명시돼
재정지원 방식 등 핵심 사안, 법정 심의기구 없이 확정?
서울시 "안건이 발생을 안 해서 심의위원회 구성 안했다"
2026-01-27 17:42:30 2026-01-27 17:42:30
[뉴스토마토 김현철·전연주 기자] 서울시가 연간 200억원의 운영비가 투입되는 한강버스를 운영하면서, 조례상 필수 기구인 '심의위원회'를 구성조차 하지 않은 걸로 확인됐습니다. 심의위는 조례뿐 아니라 서울시가 직접 체결한 업무협약서에도 명시된 기구입니다. 재정지원 방식 등 핵심 사안이 법정 심의 절차 없이 확정돼 조례 위반 논란이 불가피합니다.
 
27일 박주민 민주당 의원실이 <뉴스토마토>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한강버스 운항 개시(2025년 9월) 이후 현재까지 심의위를 구성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시 한강버스 운영과 환경친화적 선박 보급 촉진에 관한 조례' 제16조엔 '서울시 한강버스 및 환경친화적 선박 지원 심의위를 구성·운영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심의위를 구성·운영할 수 있다'가 아닌 '한다'라고 의무가 명시됐습니다. 
 
지난 2025년 12월12일 한강버스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선착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3월 서울시와 ㈜한강버스가 체결한 업무협약에도 "서울시 한강버스 및 친환경선박 지원 심의위를 구성·운영한다"라고 명시됐습니다. 특히 지난해 5월 조례 개정으로 심의위 권한은 강화됐습니다. 심의사항에 '운항요금 관련 사항'이 추가됐고, 위원 수도 7명에서 10명 이내로 늘었습니다. 
 
심의 사항인 운항요금은 보조금 규모와 직결됩니다. 요금이 낮으면 이용객은 늘겠지만, 한강버스 수입은 줄어듭니다. 수입금이 줄면 운항결손액이 커지고, 결국 세금으로 메워야 할 보조금도 증가하는 겁니다. 반대로 요금이 높으면 한강버스 수입이 늘되 이용객이 감소, 대중교통으로서 실효성이 떨어집니다. 이 균형점을 찾는 것이 심의위의 역할입니다.
 
현재 한강버스의 요금은 3000원입니다. 이는 조례 개정 전인 2024년 6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결정됐습니다. 당시에는 조례에 운항요금 심의 규정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조례 개정으로 운항요금도 심의위에서 심의할 대상이 됐습니다. 향후 물가 변동 등으로 요금 조정이 필요할 경우 심의위 심의를 거쳐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정작 심의할 위원회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서울시는 보조금 지급 전이라 심의위에서 논의할 안건이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심의위에서 논의해야 할 재정지원 '방식'은 이미 확정된 상태입니다. 더구나 조례 제8조 2항은 "서울시장은 재정지원 금액 및 방식 등 구체적인 사항에 관하여 사업자와 협약을 통해 정하고, 제16조에 따른 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확정한다"고 규정합니다. 해당 조례는 2023년 12월 제정, 시행 중이었습니다.
 
아울러 서울시는 지난해 3월 ㈜한강버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운항결손액 보전' 방식의 재정지원 구조를 확정했습니다. 적자가 나면 세금으로 메워주는 구조입니다. 조례대로라면 이 협약 체결할 때도 심의위 의결을 거쳐야 했습니다.
 
또 업무협약서는 심의위를 △사업자 이윤율 결정 △부대사업 금융비용 적용금액 결정 △도덕적 해이 판단에 따른 보조금 차감 여부 등 재정 전반을 심의하게했습니다. 협약서 제13조 3항은 "심의위의 심의 결과 사업자의 사업관리 소홀 및 방만한 운영이 주된 원인이 되어 운영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과도한 수익 하락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보조금을 일부 차감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그러나 이를 심의할 위원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강버스는 연간 200억원 규모의 운영비가 투입되는 사업입니다. 금융비용, 인건비, 유류비, 선박 감가상각비 등이 포함됩니다. 서울시 당초 전망(110억원)의 약 2배 수준입니다. 업무협약에 따르면 한강버스에서 적자가 발생하면 서울시가 보조금으로 보전해주고, 흑자가 나면 서울시와 사업자가 50대 50으로 나눕니다. 손실은 시민 세금으로 메우고, 이익은 나누는 구조입니다. 연간 200억원 규모의 운영비가 투입되고, 적자 시 세금으로 손실을 보전하는 구조에서 이를 견제할 법정 기구 없이 4개월 이상 사업이 진행돼온 셈입니다.
 
심의위가 구성되더라도 구조적 문제는 남습니다. 조례 제17조에 따르면 심의위 위원장은 미래한강본부장이 맡도록 돼 있습니다. 미래한강본부장은 한강버스 사업의 총괄 관리감독자이기도 합니다. 사업 추진 주체가 자기 사업의 보조금 지급을 심의하는 구조입니다. 시내버스 준공영제 심의위(위원장은 부시장급)와 비교해도 독립성이 현저히 부족합니다.
 
박주민 의원은 "시장이 치적사업을 밀어붙이느라 조례조차 지키지 못하고 있는 엉망진창인 상태"라며 "재정 문제와 안전 문제에 이어 절차적 하자까지 한강버스 사업을 백지화해야 하는 이유가 차고 넘친다"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관계자는 심의위를 구성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아직 심의위를 열 안건이 발생을 안 해서 그렇다"며 "구성 필요 시점에 구성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출 재정지원 같은 경우 협약서상 3월까지 별도의 독립된 회계법인을 통해 회계 감사를 받고, 그 결과를 제출한 다음 얼마를 지원해줄지를 심의위를 통해 정하도록 돼 있는데 아직 그 시기가 도래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운항요금에 대해선 "협약 체결 이전에 요금 정한 걸로 안다"며 "요금을 변경한다 그러면 심의위를 통해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했습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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