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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소윤 기자]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하 HDC현산)이 '서울원(광운대역세권 복합개발사업)' 등을 앞세워 자체사업 비중을 키우면서도 장기차입을 최소화하는 저레버리지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디벨로퍼 전환기를 맞아 대규모 자금 수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외부 차입 비중을 관리하면서, 내부 유동성과 단기 자금을 활용해 재무 레버리지를 통제했다. 최근 2~3년간 고금리·PF(프로젝트 파이낸싱)시장 경색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나온 이 같은 선택은 자체사업 확대와 재무건전성 유지를 병행한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서울원(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사진=HDC현대산업개발)
금융부채 중 장기차입 13.5% 불과…단기 중심 재무 전략
13일 HDC현산의 내부 IR 자료 등에 따르면 추진 중인 주요 프로젝트 가운데 자체주택 개발 사업은 약 4조 3000억원 규모로 전체 파이프라인(총 11개 사업, 약 11조 3000억원) 중 약 38%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서울원 아이파크는 단일 사업만 2조 8901억원 규모로, 자체사업 매출의 67% 이상을 차지하는 초대형 단일 프로젝트다. 강남3구 입지와 고급화 전략을 바탕으로 분양 성공 가능성이 높은 사업으로 평가된다.
서울원아이파크 외에도 청주 가경지구 7·8단지(8303억원, 2026년 착공 예정), 천안 아이파크시티 3단지(5415억원, 2027년 착공 예정) 등 자체사업 물량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이들 사업지는 대부분 HDC현산이 초기부터 토지를 매입해 직접 개발을 주도하고 있어, 수익성뿐 아니라 사업 지배력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외주주택 부문에서는 시티오씨엘(1~9단지, 1조 2672억원), 운정아이파크포레스트(1조 1892억원) 등의 대형 프로젝트가 포함돼 있다. 일반건축 분야에선 2027년부터 복정역세권(1조 3597억원), 청라의료복합타운(6920억원), 잠실 MICE(5086억원) 등 공공개발 연계 프로젝트가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체 파이프라인은 '자체→외주→일반건축' 순으로 순차 착공될 계획으로, HDC현산은 사업 구간별 착공 시점을 분산 배치해 중장기 현금흐름 안정성을 도모하는 전략인 모습이다.
최근 분기보고서(2025년 3분기)에 따르면, HDC현산은 자체공사 부문에서 약 7784억원의 추정 총계약수익 변동이 발생하며, 전분기(170억원) 대비 45배 넘게 급증했다. 이로 인해 향후 수익으로 이연된 금액도 3453억원에 달했다. 외형 확대는 물론 수익성 개선도 동반된 셈이다. 반면 외주주택의 경우 451억원의 공사손실충당부채가 발생해 손익 기여가 제한적이었지만, 자체공사는 충당금 없이도 대규모 이익과 함께 538억원의 계약자산(미청구공사)까지 반영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자체사업의 고수익 구조와 한분기 수익 인식 방식이 결합된 결과로, 이익 실현과 현금흐름 확보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사업 구조임을 방증한다는 분석이다.
실제 HDC현산은 자체사업 확대 과정에서 발생하는 PF 차입 부담도 비교적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최근 분기 공시에 따르면 PF 보증 우발채무는 약 2조 1184억원이며, 이 중 약 93%인 1조 9780억원이 단독 사업 관련 보증이다. 또 전체 PF 대출잔액 1조 9437억원 중 약 95%가 단기 만기 브릿지론으로 구성돼 있다. 해당 브릿지론은 분양 수익 유입 시 본 PF로 전환하거나 조기 상환이 가능한 구조로, 장기 채무화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브릿지론은 일반적으로 고금리·단기 만기 구조로 인해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되지만, HDC현산은 자산 회수 가능성이 높은 우량 프로젝트에 선별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장기 차입 부담을 지양하면서도 자금 회전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일반적인 브릿지론 활용과 차별화된 방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총 금융부채 3조 6676억원 중 약 4954억원을 장기차입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전체 금융부채의 약 13.5% 수준에 해당하는 수치다. 대부분의 자금조달이 단기성으로 설계돼 있으며, 사채 3200억원 역시 전액 유동부채로 분류돼 있다. 이처럼 장기성 부채 비중을 억제하고 단기 자금 운용 위주로 재무 전략을 구성한 점에서, HDC현산은 장기 부담을 최소화한 단기 중심 운용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등급 강등 이후 택한 선택…자체 유동성으로 방어
HDC현산이 고수익 자체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도 장기차입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병행하는 배경에는, 2022년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급격히 악화된 신용도와 재무 신뢰도 회복이 시급했던 사정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고 직후 HDC현산은 주요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잇따라 신용등급 하향을 받으며 공사 수주, 금융 조달, 협력사 관계 전반에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특히 외부 차입을 늘려 사업을 확장할 경우 신용등급 방어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했고, 부채비율 역시 사고 이후 단기간에 상회하는 등 재무 지표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HDC현산은 외부 자금조달을 최소화하고, 자체 현금과 유동성을 바탕으로 버티는 내실 강화 전략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년간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며 현금성 자산도 꾸준히 확대해 왔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각각 3508억원, 5643억원, 5582억원, 8245억원, 8631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자금 운용 기조는 외부 차입을 억제하면서도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HDC현산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자체사업 확대 기조와 관련해 "사업의 특성과 시장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차입 구조를 유연하게 운용하고 있다"며 "불확실한 금리와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보수적인 전략을 토대로 안정적인 범위 내에서 탄력적으로 자금을 관리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는 선별된 사업장 위주로 불확실한 시장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원과 같은 우량 사업지를 중심으로 단계적 자체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올해의 경우 청주가경아이파크 등 사업성과 재무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획 범위 내에서 자체사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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