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술특례 손질론 확산…"기술중심 평가체계로 바꿔야"
파두 사태 후 예비심사 미승인율 증가…"혁신기업 부담 확대"
금융당국 신중론 "투자자 보호 균형 필요, 비IPO 회수시장 지원"
2026-05-14 15:29:04 2026-05-14 15:52:49
[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기술특례상장 제도가 혁신기업 자금조달 창구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갈수록 보수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상장 심사가 기술력보다 실적·사업성 중심으로 강화되면서 혁신기업 부담이 커졌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투자자 보호와 시장 신뢰 유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기술특례상장은 최근 들어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14일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카인드)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술특례를 통해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은 42개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이듬해에는 35개사로 다시 줄었습니다. 올해는 현재까지 7개사에 그치고 있습니다. 상장 철회와 예비심사 탈락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2024년 기준 기술특례상장을 자진 철회한 기업은 46개사로 전년보다 8개 증가했습니다. 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 미승인율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20% 초반대를 유지하다가 2024년 31%로 뛴 뒤 비슷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2024년 상반기에는 미승인율이 40%에 육박했고, 일부 기술특례 트랙은 절반가량이 탈락하기도 했습니다. 기술특례상장 심사 부실 논란을 불러온 2023년 파두(440110) 사태 이후 거래소가 재무 기준 심사 비중을 강화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에 따라 상장 예측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혁신기업의 부담이 커졌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전날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특별위원회 주최 토론회에서도 같은 문제 제기가 나왔습니다. 안태준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파두 사태 이후 심사 기준이 강화되면서 기술보다 매출과 사업성 중심 심사가 강화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그는 "기술특례상장은 기술 경쟁력과 미래 사업성을 중심으로 기업을 평가해 자금조달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인데 현재는 재무실적 중심 심사로 상장 문턱 완화 기능이 약화됐다"고 했습니다.
 
기술평가 절차 중복성과 과도한 시간·비용 부담도 문제로 꼽혔습니다. 안 교수는 "복수 전문 평가기관 심사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고 이미 벤처투자 과정에서 외부 검증을 받은 기업도 중복 평가를 받는 경우가 있다"며 "원래 45일 내 심사를 끝내도록 규정돼 있지만 갈수록 길어지면서 기업들이 나스닥 상장 등 해외 대안을 모색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딥테크 기업에 대해서는 단기 재무 실적이 아닌 기술개발 단계와 목표 달성 여부를 중심으로 계속기업성을 판단하는 방안도 제안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심사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윤재숙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기술기업상장부장은 "코스닥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시장인 만큼 기업 계속성과 경영 투명성에 대한 질적 심사가 필요하다"며 "올해 상반기 중 첨단 로봇·사이버보안 분야 심사 기준을 마련하는 등 전문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인수합병(M&A)·세컨더리 펀드 확충 등 IPO 외 회수 경로 확대로 시장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김효빈 금융위 금융정책국 산업금융과 사무관은 "회수 시장 활성화와 공모 투자자 보호 사이에서 균형 잡힌 시각으로 제도 개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약 2조원 규모 세컨더리 펀드를 추가 조성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벤처투자 선순환을 위한 투자회수 구조 개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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