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공소취소는 '레드라인'
"권력은 유한하나, 민주주의는 영원하다"
2026-05-14 18:00:00 2026-05-14 18:00:00
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사진=뉴시스)
 
자충수다. 최악 땐 오발탄이다. 우발적은 아니다. 미필적 고의를 깔았다. 삼권분립의 레드라인(마지노선)에 걸쳤다. 최악 땐 통치 정당성마저 흔들린다. 형사사법 절차의 대원칙인 이해충돌 회피에 정면으로 역행한다. 자기 사건 심판 금지에도 위배. 현행법의 삼중 안전판을 애써 외면했다. 응당 따라오는 질문. 도대체 왜 이런 무리수를. 사실상의 공소취소권을 부여한 '윤석열정권 검찰청·국가정보원·감사원 등 조작수사·조작기소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특검법) 얘기다. 
 
정치검찰 비판한 민주당의 '자기부정'
 
매머드급 특검법. 수사 대상(제2조1항)만 12개. 앞서 '윤석열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에 포함된 7개 사건에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성남FC 제3자 뇌물 등 5개 사건 추가. 특검 규모는 최대 357명. 기간은 최장 200일(준비 20일+활동 90일+최대 90일 연장). 
 
문제는 기존 사법절차를 무력화하는 독소조항. 일명 플리바게닝인 사법 협조자 형벌 감면제(29조), 별도 영장전담법관 보임(13조) 등이 대표적. 죄다 일반 형사법에는 없는 절차다. 이뿐만이 아니다. 공소유지 여부 결정(6조)과 공소유지 전담 변호사(8조) 조항 등은 독소조항의 끝판왕. 전자는 특검에 공소 취소 권한을 부여한 조항. 후자는 변호사 대체를 통해 가능한 구조를 만들었다. 
 
목표를 정해둔 특검의 불완전한 정당성. 통상 특검 추진 주체는 야당이다. 수사 대상은 대통령을 포함한 거대 권력. 이번엔 정반대다. 거대 여당의 전례 없는 추진. 특검 대상 12건 중 이 대통령 사건만 8개. 정치검찰을 비판한 민주당의 '특검의 정치화'를 통한 문제 해결. 정치검찰의 폐해를 답습한 민주당의 자가당착. 
 
특검 수사를 통해 조작이 드러나면 검찰 스스로 공소취소를 하거나, 법원이 공소기각을 하면 끝날 일. 확정판결에 대해 재심청구를 하는 것도 방법. 이 같은 현행법상 삼중 장치는 털끝도 건드리지 않은 채 특검을 앞세웠다. 정치특검 프레임은 합리적 비판. 백번 양보해 정치검찰의 과잉수사 문제라고 치자. 그걸 왜 특검의 권한 남용으로 해결하나. 오십보백보다. 
 
최악 땐 '통치 정당성' 흔들
 
특검은 본래 보충적 수단이다. 특정인의 면죄부를 위한 위인설법이라면 위법·위헌. 더구나 특검 임명권과 재가권은 이 대통령이 가진다. 응당 따라 오는 '셀프 면죄부' 비판. 정녕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한가. 삼성 X-파일을 폭로한 고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이 "법 앞에 만명만 평등하다"고 말한 지 20여년이 지났지만, 우리 사회의 기득권은 1도 변하지 않았다.
 
하나부터 열까지 이재명정권 답지 않다. 현 정부의 특징은 정공법. 하지만 공소 취소 논란만큼은 우회로를 택했다. "구체적 시기와 절차에 대해서는 여당인 민주당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서 판단해 달라."(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의 지난 4일 브리핑) 
 
한 가지가 빠졌다. 내용이다. 시기와 절차에 대해선 속도 조절을 요청했지만, 내용만은 공개적으로 찬성한 셈이다. 공소 취소 절차에서 우회로를 택한 이재명정권이 위헌성 논란에만 정면돌파를 택했다. 지난해 11월3일 일명 '재판중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 논란 당시 "대통령을 정쟁에 끌어들이지 말라"고 당 지도부에 제동을 건 것과는 딴판.
 
또 다른 미스터리. 합법적 수단인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꿈쩍하지 않는다. 정권교체 이후 법적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꼼수 아닌가. 차라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한 뒤 독소조항이 포함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하시라. 그게 이재명정부답다. 그 이후 법리적으로 다투든지, 헌법 제84조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를 띄우면 될 문제. 미국처럼 취임 전 기소된 사건에 대해 공소를 취소하거나, 독일처럼 대통령 불소추 특권을 조건부로 규정하는 것도 한 방법. 
 
앞서 조작기소 청문회에서 드러난 검사 녹취록부터 허위 말이 기재된 수사보고서 등만 봐도 증거 조작 의혹은 충분하다. 검사의 증거 조작은 재론의 여지가 없는 사건 조작이다. 국민의 집단지성을 믿으시라. 이를 불신한 채 다수 의석으로 '국조→특검→공소 취소'를 밀어붙이는 것은 사법 질서에 대한 도전. 권력은 유한하나, 민주주의는 영원하다. 
 
최신형 정치정책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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