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직원들이 13일 사천 고정익 조립공장에서 KF-21 조립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공동취재단)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이 13일 오후 공군 서울기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F-5 전투기를 내년에 명예롭게 퇴역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공군의 대표적인 노후 전투기인 F-5의 퇴역 시기는 한국형 전투기 KF-21(보라매)의 전력 일정에 따라 2030년쯤으로 예상됐습니다. 예상보다 3년이나 당긴 것입니다.
특히 최근 KF-21의 전력화 완료 시점이 늦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F-5의 퇴역 시기도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오히려 조기 퇴역을 선택한 것입니다.
노후한 F-5의 운용 유지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데다 KF-21의 뛰어난 능력으로 일정 기간 전력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KF-21의 조기 전력화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도 읽힙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당초 2032년으로 계획됐던 KF-21의 전력화 완료 시점은 2034년에서 2036년까지 미루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예산 압박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종 전력화 시점뿐 만아니라 2028년까지로 계획됐던 최초 양산분(블록 I) 40대의 전력화 시점도 1년 미루는 것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방위사업청은 현재 기획예산처와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산 배분 문제로 전력화 일정이 늦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이를 최소화한다는 게 방사청의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위해 방사청은 방위력 개선비의 총액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같은 상황과 관련해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내년에 2차 양산분 80대에 대한 계약만 이뤄진다면 최종 납기가 늦어지는 것은 상관없다는 입장입니다.
김종출 KAI 사장은 이날 오전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업 입장에서 조심스럽긴 하지만 2027년도 예산만 반영되면 정부와 군이 결정하는 대로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업 착수가 늦어지면 생산 역량과 단가에도 영향 미치지만 내년에 계약만 이뤄지면 생산을 조정하는 건 가능하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입니다.
김 사장은 "2027년도에 계약만 해준다면 생산을 1~2년 연장하는 건 어떤 면에서 보면 인력 운영이나 생산 준비 설비 부분에서 도움이 된다"며 "개인적으로는 빨리 가서 실적을 많이 올리고 싶은 욕심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정부와 공군이 잘 협의해서 결정하면 거기 맞춰서 준비를 할겠다"고 부연했습니다.
김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연간 20대의 생산역량을 100% 가동하는 것보다는 여력을 두고 사업을 길게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김 사장이 KF-21의 수출을 200대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판단을 하는 이유로 읽힙니다.
김 사장은 "인도네시아·필리핀·말레이시아 등 여러 국가와 KF-21 수출을 논의 중이고 현재 200대 이상 물량에 대해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욕심이지만 KF-21이 글로벌 주력기를 대체한다면 1000대 수출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KAI 입장에서는 KF-21 생산 역량을 최대한 투입해 국내 물량을 단기간에 생산하기보다는 여력을 두고 수출이 성사될 경우 남은 역량을 투입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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