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은 날았는데…해운, 중동 압박에 하반기 하방압력
유류비·보험료 등 ‘원가부담’ 상승
하반기 신규 선박 공급 과잉 겹쳐
2026-05-18 14:18:21 2026-05-18 14:44:35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중동 지정학 리스크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가 겹치며 국내 해운업계의 하반기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조선업이 고선가 흐름에 힘입어 호황을 이어가는 것과 달리, 해운업은 유류비·보험료 급등에 더해 코로나 팬데믹 시절 발주된 선박까지 인도되면서 운항 경쟁에 뛰어드는 등 ‘이중 압박’에 직면한 모습입니다.
 
대한해운 벌크선 에스엠 드래곤호. (사진=SM그룹)
 
18일 SM그룹 해운 계열사인 대한해운(005880)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778억원, 영업이익 74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과거 확보한 유조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전용선 계약으로 영업이익은 전년비 16% 증가했으나 매출은 16% 감소하며 외형이 위축됐습니다. 유가와 보험료 상승에 따라 시황 변동성이 크고 위험도가 높은 부정기 단기 선박 영업을 선제적으로 축소한 결과입니다. 
 
국내 최대 국적 선사인 HMM(011200)은 1분기 매출 2조71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6% 급감한 269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당기순이익 역시 52% 줄어든 3536억원에 그쳤습니다.
 
팬오션(028670)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탱커 부문 호조로 1분기 영업이익 1409억원을 기록했지만, 핵심 사업의 부진으로 하반기 침체 신호가 감지됩니다. 컨테이너 부문 영업이익은 글로벌 공급 과잉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42.9% 폭락했습니다. 주력 부문인 벌크선도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따른 스팟 운항 손실이 발생해 직전 분기 대비 10.3% 감소했습니다.
 
해운사 실적을 짓누르는 배경에는 유류비와 보험료 등 전방위적인 원가 폭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홍해 통항 제한으로 선박들이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면서 운항 거리가 최대 2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선박 연료 소모량이 급증한 데다, 국제 선박유 가격 자체가 고공행진 중입니다. 위험 해역 통항에 따른 전쟁위험 특약 보험료와 민간 해상보안요원 승선 등 추가 보안 비용까지 수 배 이상 치솟았습니다.
 
원가 압박을 화주에게 즉각 전가하기 어렵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대형 해운사들은 통상 대형 화주들과 1~2년 단위 장기 운송 계약을 맺습니다. 계약 시점 예상치 못했던 유가 폭등과 보험료 인상분을 선사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해 향후 영업이익률 감소가 우려됩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 결과 올해 2분기 HMM과 팬오션, 현대글로비스(086280) 등 해운 3사의 매출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늘어나는 반면, 영업이익은 5.9% 줄어들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발주된 선박들이 2024~2025년에 대거 인도된 데 이어, 올해도 막바지 물량이 지속해서 유입돼 누적 공급 압박을 키우고 있습니다. 하반기로 갈수록 공급 과잉은 더욱 심화할 전망입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올해 선복 공급 증가율은 수요 증가율을 2배 이상 웃돌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올해 해운산업 전망을 ‘악화’로 분류하며 하방 압력을 경고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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