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운용 자금 17조원 규모의 인천시금고를 유치두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또 한 번 진검승부를 벌일 전망입니다. 2007년부터 시금고를 지켜온 신한은행은 '운용의 안정성'을 강점으로, 도전자인 하나은행은 올해 본사를 인천으로 이전하는 점 등을 앞세워 '지역 밀착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인천시 역시 이번 공모에서 '지역 기여도'의 변별력을 높이며 경쟁을 유도하는 모양새입니다.
서울의 한 건물에 설치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ATM기 모습. (사진=뉴시스)
19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행정안전위원회는 시금고 심사 과정에서 채점 방식에 변화를 주겠다는 내용의 '인천시금고 지정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가결했습니다. 기존엔 '지역사회 기여실적'에서 순위별 점수 차이를 10% 이상 매길 수 없도록 했는데, 이번에 이런 제한을 풀어 변별력을 높이겠다는 의도입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1순위에 10점을 주면 2순위에는 최소 9점 이상을 보장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점수 차를 더 크게 벌릴 수 있게 됐습니다.
인천시는 내달 시금고 선정을 위한 설명회를 열고, 8월부터 본격적인 선정 절차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공모는 2007년부터 시금고를 맡아 온 신한은행과 올해 본사를 인천으로 옮기는 하나은행의 대결로 압축됩니다.
신한은행은 안정성이 강점입니다. 오랜 기간 1금고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했던 노하우 덕분에 상대적으로 시금고 교체에 따른 리스크가 적습니다. 또 인천시는 물론 인천의 10개 군·구 가운데 7곳의 구금고를 맡고 있어 예산 이동이 잦은 지자체 간 업무에서도 안정성과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나은행도 만만치 않습니다. 오는 9월부터 인천 청라국제도시로 본사를 이전하는 하나은행은 지역 밀착성을 부각시켜 신한은행의 아성을 넘겠다는 계획입니다. 전산시스템 구축 역시 준비가 된 상태고, 지난 4년 동안 서구 구금고를 운영해 노하우를 쌓은 만큼 시금고 운영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하나은행에 이번 인천시금고 유치는 단순히 대규모 예금 확보 이상의 상징성을 지닙니다. 본사를 인천으로 전격 이전하는 만큼, 지자체 금고지기 지위를 확보해야만 지역 접촉면을 넓히고 명실상부한 '지역 대표 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방자치단체 금고를 따내는 일은 세입·세출 등 큰 예금을 유치하는 일일뿐더러 해당 지역 다른 공공기관은 물론 기업들에 대한 영업도 수월해지는 이점이 있습니다. 아울러 기관·기업과 관련된 개인 고객 유치도 따라오게 됩니다. 실제로 시금고 선정 이후 오는 9월부터 기존 부평·계양·남동·미추홀·서구 5곳과 7월1일자로 새롭게 출범하는 검단·제물포·영종구의 구금고 선정 절차가 진행됩니다.
현재 인천시는 자금 운용의 안정성을 위해 1·2금고로 나눠 시금고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올해 본예산 기준 1금고는 일반회계·공기업특별회계·기금 등 15조8026억원을, 2금고는 기타특별회계 등 2조199억원을 관리하게 됩니다.
2022년 공모에는 1금고에 국민·신한·하나은행이 참여해 신한은행이, 2금고에 국민·농협·하나은행이 참여해 농협은행이 선정됐습니다. 공교롭게도 당시 1·2금고 모두 2순위는 하나은행이었습니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인천 서구와 강화군·옹진군(농협은행)을 제외한 모든 자치구의 구금고를 맡고 있습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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