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E가 왜 7세대야?…AI 심장 HBM ‘가계도’
HBM, 성능 향상 따라 세대 구분
2013년 탄생…틈새시장이었지만
AI 열풍에 메모리 핵심 사업 성장
2026-06-28 16:30:24 2026-06-28 17:46:21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HBM4 다음은 왜 HBM5아니라 HBM4E일까.’ ‘왜 HBM4E는 7세대로 불리는 걸까.’ 반도체를 잘 모르는 일반 독자들이 궁금할 법한 질문들입니다. 세계적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라 귀한 몸이 된 HBM은 13년 전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지금까지 7번의 세대를 거치며 진화하고 있는데 그 ‘세대’를 나누는 기준과 명명의 배경에도 이야기가 쌓여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HBM의 세대는 단순히 이름이나 속도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HBM은 대역폭, 전송 속도 등 성능 개선에 따라 세대가 나뉘고, 이를 글로벌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에서 제정합니다. 설계 구조(아키텍처)의 혁신을 이루거나 용량 등 핵심 지표의 성능 향상에 따라 새로운 세대가 부여되는데, 기존 세대에서 일부 성능을 끌어올린 제품에도 확장을 뜻하는 알파벳 E(Extended)를 달아 새세대로 분류해 왔습니다. 2013년 개발된 HBM이 이후 HBM2, HBM2E, HBM3, HBM3E, HBM4를 거쳐 현재 HBM4E(7세대)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다만 이 같은 분류는 업계와 시장에서 제품을 이해하기 쉽도록 이름을 붙였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인공지능(AI)의 심장’으로 불리는 HBM이 글로벌 메모리 업계의 핵심 산업으로 거듭나면서, HBM의 개발 과정도 함께 주목받고 있습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순간적으로 보낼 수 있는 데이터 양을 측정하는 대역폭을 크게 늘린 메모리입니다. 기존 메모리가 32~64차선 도로라면 HBM은 1024차선 이상의 고속도로인 셈입니다.
 
HBM의 탄생에는 2000년대 중반 업계에서 떠오른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메모리 제작 수요가 영향을 끼쳤습니다. AMD는 SK가 하이닉스를 인수하기 전인 2008년, D램 칩에 미세 구멍을 뚫어 전극으로 D램을 연결하는 TSV 기술을 적용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하이닉스는 2009년부터 TSV를 적용한 D램 개발에 돌입했고, 2013년 12월 그 과정에서 HBM이 개발됩니다. ‘만들긴 했는데 이걸 어디에 써먹어야 하느냐’고 할 정도로 당시 HBM은 일부 고성능컴퓨팅(HPC)과 GPU 시장에서만 사용돼 시장 규모가 매우 작았습니다. 
 
지난 2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 HBM4. (사진=삼성전자)
 
이후 HBM은 지속적인 발전을 이뤄왔습니다. HBM2는 HBM 대비 성능이 2배 증가했으며, HBM2E부터는 8단 적층 기술이 적용됐습니다. HBM3는 12단 적층 기술 적용과 함께 이전 세대 대비 저전력 기술을 구현했으며, HBM3E부터는 대역폭이 1.2TB/s(초당 1.2테라바이트)까지 확대됩니다. 특히 HBM4부터는 로직다이(베이스 다이)에 첨단 로직 공정을 적용해 데이터 처리와 전력 효율을 극대화했습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6세대 제품인 HBM4가 최신 세대로 공급되고 있으며, 메모리 업체들은 차세대 제품인 HBM4E의 샘플을 고객사에게 공급하고, 차차세대 제품인 HBM5 개발에 나서는 중입니다. 
 
HBM의 개발은 향후 2038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지도하는 카이스트 테라랩이 지난해 공개한 차세대 HBM 기술 로드맵에 따르면, HBM8(2038년)의 경우 GPU 상단에 HBM이 실장되는 등 ‘풀(Full)-3D 구조’를 띨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HBM5(2028~2029년 출시 예상)부터는 냉각 관리 기술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게 테라랩의 설명입니다.
 
일각에서는 HBM의 개발 방향이 표준 규격 중심의 스펙 경쟁이 아닌 고객 최적화 중심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AI 산업이 고도화될수록 제품 개발 단계부터 고객사의 요구 사항을 맞춘 ‘커스텀 HBM(cHBM)’을 구현하는 추세가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입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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