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우리나라의 대미 전략적 투자 이행 방안을 둘러싸고 한·미 간 협상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을 전망입니다. 미국 워싱턴 D.C. 현지를 방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등 미 행정부 고위급 인사들과 면담을 이어가고 있지만 막판까지 긴장을 놓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이번 면담을 통해 무역법 301조 조사 등 통상 현안을 논의하고 작년 관세 합의 결과 달성한 이익 균형이 유지되도록 적극 대응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최적의 타협점을 찾기까지는 ‘고난도 방정식’이 될 전망입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026년8월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6일부터 19일(현지시간) 일정으로 워싱턴 D.C.를 방문 중인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미 행정부 주요 인사를 면담하고 대미 전략투자 프로젝트를 포함한 양국 간 산업·통상 주요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최대 관심은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 대상입니다. 당초 통상당국은 전체 투자액 중 조선업 협력 자금(1500억달러)을 제외한 2000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중 1호 사업으로 텍사스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등 ‘에너지 부문’을 유력하게 검토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 측이 자국 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를 1호 사업으로 요구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기존 투자 구도에 균열이 생겼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한미 간 구체적 협의 내용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해당 내용을 공식 부인한 바 있습니다.
외신은 한국 정부의 즉시 반박 발표를 비중 있게 전하면서도 미국 측의 자국 내 첨단 제조 공급망 내재화 압박과 한국 기업들의 현실적 제약 사이의 딜레마를 분석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측이 대미 투자 1호 사업으로 메모리 반도체 투자를 요구하면서 기존 에너지 중심의 투자 검토 구도가 변화했다는 보도. 산업부는 해당 내용을 공식 부인했으나 미국 내 추가 투자 부담과 중장기 공급 확대에 따른 메모리 병목 완화 우려가 부각되며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9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럼에도 이번 논란은 단순히 1호 사업을 정하는 문제를 넘어섭니다.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생산 기반과 공급망 강화를 원하지만 한국 기업은 국내외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자본 부담과 수익성을 함께 따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번 협상의 핵심은 ‘얼마나 투자하느냐’보다 ‘어디에, 어떤 조건과 수익 구조로 투자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한 전문가는 “투자 주체인 한국 기업의 상업적 타당성을 확보하면서도 미국이 원하는 생산 기반 확충과 공급망 강화라는 정책 목표를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한국 정부 역시 단순히 투자 규모를 채우는 방식보다는 기업 수익성과 산업 경쟁력, 국내 투자와의 균형을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초청 간담회를 통해 “적극적으로 미국 정부와 협력해 빠른 시일 내 한미 양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어떻게 하면 전기를 값싸게 생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미국 정부를 설득시켜 양국이 협력하면 상업적으로 성과가 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21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 선이 접안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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