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공식적인 협력 관계를 맺은 WHO와 TU Delft 디지털윤리센터(사진=TU Delft 디지털윤리센터)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질 높은 의료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의료 서비스에 AI를 활용하는 것은 엄청난 기회를 제공합니다. 인공지능은 의료 서비스를 재구성하고, 생명을 구하며, 건강과 복지를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료 서비스에 AI를 통합하고 구현하는 데는 여러 어려움이 따릅니다.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대학(TU Delft)에 따르면 의료 분야의 전체 AI 혁신 중 실제로 사용되는 것은 2%에 불과합니다. “혁신은 종종 실제 업무에 잘 맞지 않거나, 의료진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거나, 윤리적 딜레마가 발생하거나, AI에 여전히 차별을 유발할 수 있는 편견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에라스무스메디컬센터의 내과 중환자 전문의인 미셸 반 겐더렌(Michel van Genderen)의 주도로 설립 AI윤리연구소(REAiHL)는 병원 전체에 AI를 안전하고 윤리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일반화된 프레임워크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병원에서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그는 “AI는 우리가 윤리적인 기반을 잘 다져놓을 때만 의료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제대로 해야 하는 이유다. WHO, 델프트 공과대학, 에라스무스메디컬센터, 그리고 소프트웨어 회사 SAS의 특별한 협력 덕분에, 우리는 병원에서 책임감 있고 투명하게 AI를 적용할 수 있다. 에라스무스메디컬센터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좋은 예다. 이 프로젝트에서 AI는 환자가 종양 수술을 받은 후 안전하게 퇴원할 수 있는 시기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모든 전제 조건을 충족한다면, 이것은 환자의 안전한 퇴원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평균적으로 4일 더 빨리 퇴원할 수 있고 재입원 횟수도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합니다.
의료 서비스에서 AI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AI의 혜택을 인류가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거버넌스, 윤리적 보호 장치, 증거 기반 정책에 전념하는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3월6일 델프트 공과대학의 디지털윤리센터(Digital Ethics Centre at Delft University of Technology)를 보건 거버넌스를 위한 인공지능(AI)협력센터로 지정했습니다.
WHO는 델프트 공과대학의 디지털윤리센터(DEC)를 협력 센터로 지정한 배경으로 “DEC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 책임 있는 혁신에 대해 수십 년 동안 쌓아온 역사와 디지털 기술의 설계 요건에 윤리적 가치를 통합하는 데 있어서 그 리더십을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두 기관은 국제 자문이나 워크숍, 규범적 지침 및 교육 개발 등을 협업을 진행해왔는데 협력센터 지정을 계기로 보다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WHO의 디지털 건강 및 혁신 담당 이사인 알랭 라브리크(Alain Labrique) 박사는 “WHO는 회원국들이 책임 있는 AI 기술을 계획, 관리, 채택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히면서, ”AI는 의료 서비스를 재구성하고 사람들이 스스로 건강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DEC와의 기술 및 학술적 파트너십은 윤리적이고 안전하며 공평하게 AI의 이점이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의료 분야에서 AI를 사용할 때는 의료 기준과 가치뿐만 아니라 윤리 원칙도 준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국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었지만, 아직 실제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TU Delft 디지털 윤리 센터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보건 거버넌스를 위한 AI협력센터는 최우선 과제에 관한 연구를 발전시키고, WHO의 지침 개발이나 정책 입안 과정에 전문가 의견을 제공함으로써 보건 분야에서 윤리적이고 책임감 있는 AI 사용을 보장하려는 WHO의 노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 센터는 과학 기반 연구에 대한 교육 및 옹호의 허브 역할을 하면서 지역 및 국가 수준의 워크숍을 통해 지식 공유 및 교육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DEC는 윤리적 가치를 인공지능과 같은 디지털 기술의 설계 요건으로 구현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우리는 글로벌 보건 커뮤니티에 기여하고 보건 분야에서 책임 있는 AI 사용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델프트 공과대학 DEC의 과학 책임자인 제로엔 반 덴 호벤(Jeroen van den Hoven) 교수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WHO와 델프트 공과대학 DEC의 협력은 회원국들이 AI의 기회와 도전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디지털 건강 분야에서 신뢰, 투명성, 혁신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WHO 유럽 지역 사무소의 데이비드 노빌로-오티즈(David Novillo-Ortiz) 박사는 말했습니다.
WHO와 DEC의 파트너십이 그동안 이 분야에서 이루어진 성과를 바탕으로 증거 기반 AI 거버넌스에 전념하고, 최고 수준의 윤리 기준을 유지하면서 책임 있게 사용되도록 하여, 인류가 누리는 의료 서비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TU Delft 디지털윤리센터 로고(사진=TU Delft 디지털윤리센터 홈페이지)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kosns.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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