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은퇴자 마을’이 주거 공간을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 새로운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 은퇴자 마을이란 기존 실버타운과는 차별화된 개념으로 주거지를 넘어 의료
, 운동
, 커뮤니티 시설 등이 결합된 복합 단지를 의미하는데요
. 정치권에서도 은퇴자 마을 조성에 힘을 쏟으며 고령화 시대를 대비한 새로운 주거 문화 형성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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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성규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은퇴자마을(도시) 조성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은 '60세 이상 국민에게 주거뿐만 아니라 의료·교육·문화·체육 등 시설을 갖춘 일정 규모 이상의 단지'로 은퇴자 마을을 정의합니다. 다양한 커뮤니티 형성을 위해 1만 가구 이상, 2만여명이 거주할 수 있는 규모로 조성한단 계획입니다.
맹성규 민주당 의원은 “은퇴자 마을을 통해 이주하는 은퇴자들은 맞춤형 노인 일자리 창출과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맹성규 의원실)
은퇴자 마을, 지역 경제 미치는 영향
은퇴자 마을은 실버타운과 달리 마을(도시) 전체가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주거단지가 되는 겁니다. 맹 의원 발의 법안에 따르면 은퇴자 마을은 주거단지 안에 노후의 안정적 생활을 보장하고 일상생활 편의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노인 복지 맞춤 의료·교육·문화·체육·복지·관광·환경·공원녹지 시설 등을 법률로 조성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은퇴자 마을은 단순한 주택 조성이 아닌 복합적 생활 인프라가 구축되는 건데요. 대규모 생활 인프라가 새롭게 조성되는 사업이다 보니 은퇴자 마을이 가져올 경제 활성화 측면에도 큰 관심이 모입니다. 마을에 은퇴자 유입이 증가하면서 의료 및 복지 서비스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병원·요양 시설·방문 간호 서비스 확대를 통해 관련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맹 의원은 “은퇴자 마을을 통해 이주하는 은퇴자들은 맞춤형 노인 일자리 창출과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면서 “자치단체 간 협력을 통해 재능과 경험을 공유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습니다.
김태흠 충남지사가 지난 1월 13일(현지시각) 미국 콘레드LA호텔에서 캐빈백 미국 레드포인트그룹 CEO, 이용록 홍성군수, 최재구 예산군수와 지역 활성화 융복합 프로젝트(재외동포 유치) 추진 상호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충남도)
지역 소멸 위기 극복…은퇴자 마을 조성
이에 따라 울산과 충남 등 지방자치단체에선 은퇴자 마을 유치를 통해 부동산 시장 활성화, 의료·복지 서비스 확충, 소상공업 발전을 도모할 가능성을 모색 중입니다.
은퇴자 마을 조성에 가장 적극적인 지역 중 하나는 충청남도입니다. 지난 1월 충남도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콘래드 LA 호텔에서 캐빈 백(Cabin Baek) 레드포인트그룹 최고경영자(CEO) 등과 ‘재외동포 유치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는데요. 이 협약은 재외동포를 위한 은퇴자 마을을 조성하고, 관련 사업을 발굴하며, 투자 이민 유치를 위해 협력한단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충남도는 재외동포들의 은퇴 후 정착을 지원함으로써 지역 인구를 증가시키고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계획인데요. 특히 수도권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재외동포 은퇴자 유치에 적극 나설 방침입니다.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어암리에서도 은퇴자 마을 조성이 추진 중입니다. 이 지역은 행정안전부 ‘고향올래(GO鄕 ALL來)’ 공모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는데요. 은퇴자들에게 2~3개월간의 전원생활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면서 생활 인구 유입을 유도한단 계획입니다.
청주시 관계자는 “은퇴자들이 공동체 생활을 통해 교류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이를 통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외에 울산 동구 쇠평지구에서도 전원 휴양형 은퇴자 마을 조성 계획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외 은퇴자 마을 성공 사례
해외에서도 은퇴자 마을이 지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사례가 다수 보고되면서 은퇴자 마을에 대한 관심은 더욱 주목해볼 만합니다.
먼저 미국 플로리다주 ‘더 빌리지(The Villages)’는 대표적 은퇴자 마을인데요. 무려 15만명이 넘는 고령층이 지역에 거주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 성공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애리조나주 ‘선시티(Sun City)’도 해외 성공 사례로 손꼽히는 은퇴자마을입니다. 이곳에선 공통된 관심사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 형성과 종합병원 수준 의료 인프라 구축이 잘돼 있어 국내 은퇴자마을 조성 시 벤치마킹할 만한 모델로 주목받습니다.
일찍부터 고령화 사회에 들어선 일본 역시 대도시가 아닌 지방에 은퇴자 마을을 조성하는 정책을 펼치며 인구 유입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은퇴자 마을은 지역 사회와의 공존 및 젊은층과의 균형 등을 고려한 정책적 접근이 필수적이란 지적이 많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성공적인 은퇴자 마을 조성 위한 과제
하지만 국내에서 은퇴자 마을이 성공적으로 조성되기 위해선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먼저 은퇴자 마을 조성이 특정 지역, 특히 도심 지역에 집중될 경우 도심과 농촌 간 개발 격차는 더욱 심화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은퇴자 마을이 들어선 지역은 경제 활성화를 꾀할 수 있지만 오히려 인근 지역은 은퇴자 마을로 인해 인구 감소와 경제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은퇴자 마을 조성 시 지역사회와의 공존 방안을 모색하고 젊은 층과의 균형을 맞추는 정책적 고려가 필요해 보입니다.
맹 의원은 “우리 사회에서 처음 시도되는 모델인 만큼 예상치 못한 갈등과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은퇴자 마을이 조성되는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장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시범 사업을 이끌어야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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