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국군장병 전용 체크카드인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은행들은 신중한 반응입니다.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참여 여부를 계속 검토 중이고, 인터넷은행 3사는 아예 불참하기로 했습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나라사랑카드 우선협상자인 군인공제회C&C는 지난 19일 나라사랑카드 금융사업자 선정 공고를 냈습니다. 군인공제회C&C는 이달 내 희망 은행들을 상대로 사전 설명회를 열고 오는 4월 말이나 5월 초쯤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입니다.
나라사랑카드는 병역증과 전역증 등 병적증명서 기능과 함께 전자통장(계좌), 현금·체크카드 기능을 포함해 병역판정검사부터 군 복무, 예비군 임무 수행까지 활용할 수 있는 체크카드입니다. 군인공제회C&C는 나라사랑카드 발급 및 재발급, 나라사랑카드 부가·제휴·금융서비스 등 사업 수행 능력에 총 100점 중 80점을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입찰에는 현재 2기 사업자인 KB국민은행과
기업은행(024110)이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입니다. 1기 사업자였던 신한은행도 사업권을 되찾기 위해 나서고 있습니다.
반면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카카오뱅크(323410)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은 모두 초기 투자비용 부담을 이유로 불참을 결정한 상태입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사업 참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아달라"고 밝혔고, 농협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참여를 검토 중"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사유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습니다.
업계에서는 군인공제회C&C에 수수료를 내고 위탁 운영을 해야 하는데, 이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군인공제회C&C가 공개한 선정 제안요청서를 보면 나라사랑카드는 금융 관련 사업 추진 분야에 해당하는 비예산 사업으로 금융사업자가 사업비를 자체적으로 부담해야 하며, 나라사랑카드 플랫폼 이용과 대행 운영에 따른 ‘플랫폼 구독료 및 운영료’를 부담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이에 따라 나라사랑카드 운영사로 선정되면 은행은 군 장병들에게 ATM 현금 인출 수수료 면제, 카드 재발급 비용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해야 하는데, 이를 포함한 총 운영비용이 약 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 중 시스템 구축 비용이 153억원, 5년의 사업 운영 기간 플랫폼 운영료가 375억원으로 책정됐으며, 여기에 인건비와 관리 비용이 추가될 경우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나라사랑카드 사업은 기존에 시중은행들이 워낙 오래 해왔던 사업이고 인터넷은행들은 초기 투자비용과 운영비 등을 고려해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군인공제회C&C는 사전 설명회에 참석하는 은행들에 한해 입찰 기회를 열어둘 방침입니다. 3기 사업자로 선정 시 운영 기간은 오는 2026년 1월1일부터 2030년 12월31일까지 5년이지만, 계약 종료 전 국방부 및 병무청의 정책에 따라 1회(3년간) 연장할 수 있어 최대 8년 동안 운영할 수 있습니다.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초기자본금과 운영비 등 이슈가 생기면서 경쟁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사진은 군인들이 사전투표소 앞에 줄 서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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