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효과에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상승'…경기 냉각 '여전'
생산 0.6%·소비 1.5%·투자 18.7% 증가
한 달마다 바뀌는 '오락가락' 경기지표
"조업일수 영향…향후 흐름 지켜봐야"
2025-03-31 16:04:05 2025-03-31 19:17:35
 
 
[뉴스토마토 박진아·김태은 기자] 지난달 생산, 소비, 설비투자 등 3대 경기지표가 일제히 증가하며 '트리플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1월 산업활동 지표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2월 조업일수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는 분석입니다. 경기지표의 반등에도 정부 표정은 어둡습니다. 주요 경제지표의 변동성이 여전히 큰 데다, 건설업 등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미국발 관세 폭탄 등 경기 하방 리스크도 여전해 경기를 낙관하기도 어렵습니다. 오락가락 경제지표에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향후 경기 전망도 조심스럽다는 게 정부 입장입니다.
 
생산·소비·투자 '불안한 반등'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5년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 지수는 111.7(2020년=100)로 전달보다 0.6% 증가했습니다. 전산업생산은 지난해 12월 1.8% 증가한 후 올해 1월 3.0% 감소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증가 전환했습니다. 전자부품과 전기장비 등 생산이 늘어나면서 제조업 중심으로 광공업 생산이 전월보다 1.0% 증가하고 자동차 판매 등 도·소매업과 금융·보험 생산 증가에 힘입어 서비스업 생산도 0.5% 늘어난 영향이 컸습니다.
 
재화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도 전달보다 1.5% 증가했습니다.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가 전달보다 13.2%나 늘어난 점이 주효하게 작용했습니다. 전기차 보조금 조기 집행과 신학기를 맞은 전자기기 수요 증가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됩니다. 실제 환경부는 매년 2~3월에 발표하는 전기차 보조금 지침을 지난 1월에 발표, 보조금 지급일이 빨라지면서 2월 전기차 생산량이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 자동차 등 운송장비에서 투자가 모두 늘면서 전달보다 18.7% 증가했습니다. 지난 1월 15.7%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큰 폭으로 반등한 것입니다. 다만 선행지표인 건설 수주액이 전년 동월 대비 6.9% 감소하면서 향후 건설업 경기에 대한 우려도 남겼습니다.
 
생산·소비·투자 세 축이 트리플 증가를 보이면서 현재 경기 상황과 향후 경기에 대한 진단도 나란히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1포인트 증가하면서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습니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0.1포인트 올랐습니다. 두 지수가 동반 상승한 것은 지난 2023년 10월 이후 16개월 만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변동성 큰 경기지표…뚜렷한 회복세 '아직'
 
지난달 경기지표 반등에도 정부는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통계청은 조업일수 증가와 설 연휴로 인한 기저효과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지난달 트리플 상승을 기록했지만, 1월 트리플 감소 후 통계적으로 조정을 받는 측면이 있어 향후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 11월에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감소했고 12월엔 증가, 1월 감소, 2월엔 증가했다"며 "12월 연말이 있고 1월에 설 연휴 등 조업일수 등이 영향을 미쳐 연말 연초 전월비가 등락을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2월에는 전월대비 반등 전환해서 회복 흐름을 재개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는 전월 기저효과, 전기차 보조금 조기집행, 휴대폰 신제품 출시 등이 여러 원인 중 하나인데, 앞으로 향후 다음 달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획재정부도 최근 산업활동 지표가 월별로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어 아직 뚜렷한 회복세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판단입니다. 조성중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최근 월별 변동성이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트리플 증가나 감소가 나타났다고 해서 '좋다' 또는 '나쁘다'고 평가하긴 어렵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4월 미국 관세가 어떤 형태로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리스크가 매우 큰 상황"이라며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요 지표가 전반적으로 전월 감소한 기저효과와 조업일수 증가 영향이 컸다"며 "사실 6년째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 이것은 경기 침체가 아니라 장기 저성장이다. 기저효과로만 계속 경제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는 경기 침체가 아니라 '위기'라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2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김태은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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