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새로운 항진균제, 곰팡이 표적 삼는 혁신적 방식 발견
중국 과학자들, 만디마이신을 생성하는 유전자 클러스터 발견
기존 약물에 내성을 가진 곰팡이 감염 치료에 대한 희망 커져
2025-04-03 09:08:57 2025-04-03 13:42:51
생물정보학 예측에 의해 결정된 만디마이신의 화학 구조. (사진=네이처(Nature))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최근 과학자들이 박테리아가 생성하는 새로운 항진균제 '만디마이신(Mandimycin)'을 발견하면서 기존 약물에 내성을 가진 곰팡이 감염 치료에 대한 희망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항진균제는 곰팡이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면서도 인간 세포와 박테리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독특한 방식으로 작용하여 의학계의 기대가 큽니다.
 
박테리아에서 발견된 곰팡이 퇴치 무기
 
곰팡이 감염은 최근 몇 년간 기후변화 등의 요인으로 인해 급속도로 확산되었으며, 기존 항진균제에 내성을 보이는 병원성 곰팡이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칸디다 아우리스(Candida auris)'와 같은 균주는 기존의 주요 항진균제에 내성을 가지면서 치료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항진균제인 암포테리신 B는 오랜 기간 사용되어왔지만, 내성 균주의 출현으로 인해 임상적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새로운 항진균제 개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중국 산둥대학교 약학대학의 주오샹(Zhuo Shang) 박사와 중국 약학대학의 쭝첸왕(Zongqiang Wang) 박사 연구팀은 계통 발생 기반 천연물 발견 플랫폼을 이용해 30만개 이상의 박테리아 게놈을 조사한 결과, '스트렙토마이세스 네트로프시스(Streptomyces netropsis)'에서 만디마이신을 생성하는 유전자 클러스터를 발견했습니다. 만디마이신은 기존의 항진균제인 암포테리신 B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곰팡이를 사멸시켰으며, 내성을 가진 칸디다 아우리스 균주에도 유효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3월19일 게재되었습니다.
 
독특한 작용 기전으로 곰팡이를 사멸
 
만디마이신은 기존 항진균제와는 다른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기존 항진균제들은 곰팡이 세포막의 주요 성분인 에르고스테롤을 제거하여 세포를 파괴하는 반면, 만디마이신은 곰팡이 세포막의 '인지질'을 표적으로 삼습니다. 이것이 내성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중요한 차별점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만디마이신의 꼬리에 있는 특정 당 분자들이 이 작용 기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를 제거할 경우 에르고스테롤에 대한 친화도가 증가하지만 기존 항진균제보다 약한 효과를 보였습니다. 곰팡이 세포막의 인지질과 결합한 만디마이신은 필수 이온을 방출시키고 세포막을 손상시켜 궁극적으로 세포 사멸을 유도합니다. 여러 인지질을 표적으로 하기 때문에, 기존 폴리엔 마크로라이드보다 다제내성 병원균에 대한 효과가 뛰어나며, 내성 발생 가능성이 낮은 치료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이성 덕분에 만디마이신은 기존 약물과 달리 인간 세포에는 거의 독성을 나타내지 않으며, 신장 독성 역시 암포테리신 B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만디마이신이 곰팡이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구진은 곰팡이에서 발견되는 특정 인지질과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항진균제 개발의 기대감
 
이 연구는 다제내성 병원성 진균에 대한 치료법 개발에 있어 중요한 진전을 의미합니다.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난치성 병원균인 칸디다 아우리스에 대한 강력한 효능이 입증됐습니다. 체외 및 마우스 감염 모델 실험에서도 만디마이신은 암포테리신 B에 내성이 있는 칸디다 아우리스 균주를 포함한 다양한 병원성 곰팡이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존 항진균제들은 내성 문제로 인해 점차 효과가 줄어들고 있으며, 새로운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만디마이신의 발견은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만디마이신의 작용 기전을 더욱 명확히 밝혀내고, 안전성과 효능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일리노이 대학교 어바나-샴페인 캠퍼스의 화학자 마틴 버크(Martin Burke)는 사이언스뉴스(Science News)와의 인터뷰에서 “이 연구는 새로운 항진균제 개발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중요한 논문이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많은 질문들이 남아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박테리아가 만디마이신의 영향을 받지 않는 이유와 인간 세포에 해를 끼치지 않는 메커니즘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이 향후 연구의 핵심 과제가 될 것입니다. 연구팀은 추가적인 동물 모델을 활용한 안전성과 효능 평가를 통해 만디마이신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확인할 계획입니다.
 
향후 만디마이신이 임상 시험을 거쳐 실제 치료제로 개발될 경우, 기존 항진균제에 내성을 보이는 곰팡이 감염에 대한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연구진의 지속적인 노력이 곰팡이 감염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kosns.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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