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전쟁 격화…한화솔루션, 어부지리 예상
중국 저가 공세에 모듈 가격 급락
미국 고관세로 중국산 수출 막혀
‘상저하고’ 형태 수익성 개선 기대
2025-04-11 15:22:45 2025-04-11 15:22:45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미·중 관세전쟁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현지에서 태양광 사업을 진행 중인 한화솔루션의 반사이익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북미 태양광 모듈 시세가 반등한 데다 고관세로 중국산 태양광 모듈의 수출이 사실상 불가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올해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이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한화솔루션 카터스빌 공장 전경. (사진=한화솔루션).
 
11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북미 태양광 모듈 평균 판가는 1와트(W)당 0.26달러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약 4% 올랐습니다. 그동안 중국의 저가 공세로 현지 모듈 가격이 급락하면서 모듈 사업자들의 수익성이 일제히 떨어졌지만, 기존 재고가 소진되면서 가격이 반등하는 분위기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125% 관세를 부과하는 등 관세 전쟁이 격해지면서 중국산 태양광 업체들의 타격이 큰 상황입니다. 올해 1월부터 미국은 중국산 태양광 웨이퍼(기판)와 원료인 폴리실리콘 소재에 대한 관세를 50%로 인상했습니다. 여기에 상호관세까지 더해져 사실상 수출이 불가능해진 겁니다.
 
이에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27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한화솔루션의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더욱이 미국 현지에 공장을 보유해 고관세의 영향도 제한적입니다. 회사는 지난 2023년부터 3조원을 투자해 조지아주 달튼과 카터스빌에 태양광 생산기지 ‘솔라허브’를 구축했습니다.
 
이곳에서는 폴리실리콘을 제외하면 잉곳-웨이퍼-셀-모듈 등 태양광 밸류체인 전체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두 공장을 합친 미국 내 총연산 규모는 8.4GW(기가와트)입니다. 이는 미국 13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입니다.
 
미국 태양광 시장 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현지 태양광 발전 순증설량은 지난해 31GW에서 올해 30GW로 소폭 줄었지만, 2026년 32GW로 증가할 전망입니다. 시세만 오른다면 충분히 흑자를 낼 수 있는 조건입니다.
 
증권사들은 올해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대신증권은 올해 1분기 225억 원 영업적자를 기록하겠지만, 2분기에는 476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미국의 관세 부과 전 쏟아졌던 중국산 물량이 해소됐고, 추가 유입도 제한적이라는 설명입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도 “한화솔루션의 모듈 생산은 대부분 미국 내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카터스빌 공장 완공 시 수직계열화 달성은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 위주로 고관세율 예비 판정이 내려지면서 중국 업체들이 실제로 미국에 수출하는 게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저하고의 형태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