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단기협상 어렵다…글로벌 파장 장기화 우려"
관세 부과 전 1분기 북미 차 수출↓
이달 초 대미 전체 수출도 '0.6%↓'
2분기 시작점 무역적자로 출발
미·중 갈등 향방 '최대 관건'
"글로벌 파장 장기화 유의해야"
2025-04-15 17:00:56 2025-04-15 17:00:56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관세 사정권에 들어가기 전부터 대미 수출 감소 현상이 두드러지는 데다, 미국·중국 갈등에 따른 글로벌 파장도 예사롭지 않을 전망입니다. 쌍방 피해의 규모를 고려한 협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부분적 타결에 불과할 뿐, 단기 협상이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3일 경기도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선적을 기다리는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북미 수출 '깜깜'…수익성 저하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액은 173억달러로 전년보다 1.3% 줄었습니다. 수출량 기준으로도 2.4% 감소한 수준입니다. 지난해 1분기 수출 실적이 역대 최고를 달성한 역기저 효과, 조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이 미친 결과이나 북미 지역의 수출 감소가 심상치 않습니다.
 
1분기 국내 생산 차량의 북미 지역 수출액은 90억6300만달러로 전년보다 9.4% 급감했습니다. 전기차 캐즘(Casm) 등의 영향으로 판매가 감소하는 데다, 4월3일 수입차의 25% 관세 부과를 앞두고 최대 시장인 미국 수출이 줄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을 보면 북미 수출은 32억7000만달러로 8.4% 줄었습니다. 자동차뿐만 아닙니다. 이달 초인 1일부터 10일까지 전체 수출액은 13% 이상 증가세이나 대미 수출만 0.6% 감소했습니다. 관세 부과에 따른 심리적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2분기 시작점인 이달 초 무역수지는 11억달러 적자로 출발한 상황입니다. 올 1월 수출은 16개월 만에 감소한 뒤 1~3월까지 1분기 수출액이 2.1% 줄어든 상태입니다.
 
박종연 해양진흥공사 해양산업정보센터 센터장은 "자동차 운반선(PCTC)의 경우 이번 상호관세 대상은 아니나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품목관세 부과(최대 25%)로 인해 물동량 감소와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엔진, 변속기, 파워트레인 등 핵심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시사한 점과 한국 등 5개 우방국들과의 무역 합의 등 관세 최소화를 위한 한미 고위급 협상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할 부분입니다.
 
 
지난 9일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미·중 갈등 파장 '관건'…갈등 지속 '상존'
 
문제는 미·중 갈등 향방이 글로벌 무역 전선에 최대 관건이라는 점입니다. 중국도 고율 관세 전쟁에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금융센터 분석을 보면, 산업 클러스터가 탄탄한 중국은 관세를 내부결집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최근 인민일보에 따르면 미국 관세 부과가 내부결집과 항미정신 고조의 계기로 활용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단, 대중 고율 관세로 인해 가구 등 전통 제조업 중심의 청년 실업률이 1%포인트 이상 상승하는 등 고용·성장을 중심으로 중국 경제의 단기적 충격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하지만 중국의 대응 의지 등 강대강 구조가 이어지면서 단기협상이 어렵다는 시각을 높습니다.
 
김기봉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비관세 장벽 등 중국의 대미 제재수단 등이 충분한 가운데 대체하기 어려운 산업 클러스터를 보유, 경기 대응력뿐 아니라 국내정치적으로도 유리하다"며 "중국의 경우 재정부양이 관세 충격의 상당 부문을 상쇄한다. 또 상호관세 부과 이후부터는 미국의 대중 관세율이 이미 충분히 높아 추가 충격의 부정적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지난달 중국 수출도 3139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2.4% 급증했습니다. 트럼프 관세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수요가 크게 증가한 요인입니다.
 
오히려 기업 매출, 주가 하락 등 미국의 피해가 중국보다 클 경우 협상 기조로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때문에 연내 부분적 타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구체적 협상 시기는 미지수입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는 구체적 협상 시기와 관련해 6·9·11월 등 다양하게 제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미국 내 기류는 예사롭지 않은 상황입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관세정책의 영향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있지만 절대 그렇게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며 일자리 증가를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에 반해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월 소비자기대조사(SCE)를 보면, 인플레이션 상승과 고용 전망 악화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1년 후 인플레이션 기대치(연율)는 0.5%포인트 상승한 3.6%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1년 후 '실업률 상승'을 응답한 비율도 2020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인 44.0%(4.6%포인트 급등)를 기록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측은 "글로벌 무역전쟁이 전 세계 금융시장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지정학적 긴장이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이러한 상황은 금융시스템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김기봉 연구원은 "양국의 경제 피해로 인해 금년 상반기 중 부분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하나 유권자 의식, 자존심 등으로 양보를 꺼리면서 내년 미국 중간선거 이전까지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도 상존한다"며 "이에 따라 자산시장 충격 등 글로벌 파장이 장기화될 수 있음에도 유의해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어 "상호관세는 전면 폐지가 아닌 유예 상태이고 미·중 간 관세 및 비관세장벽 추가 가능성도 있어 향후 주식 등 자산시장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며 "대만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자극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정부의 대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상대방이 있는 것이라 국익 차원에서 최대한 협상하고 나머지 부분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 마무리하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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