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ETF, 개인은 담고 외국인은 던졌다
개인, 저점매수 대응…외국인은 테마 중심 차익 실현
"관세·변동성 리스크에 신중한 ETF 전략 필요"
2025-04-16 15:05:37 2025-04-16 15:38:09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 관세 선언으로 증시에 극단적인 변동성이 나타났습니다. 개인은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사들이며 저가 매수에 나선 반면 외국인은 차익 실현에 집중하며 상반된 흐름을 보였습니다.
 
16일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4월9일~16일 오전 기준) 개인 투자자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872억원어치 순매수했습니다. 가장 많은 금액을 순매수한 종목입니다. 이어 'TIGER 미국S&P500'(818억원),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457억원), 'TIGER 미국나스닥100'(399억원), 'KODEX 미국S&P500'(384억원) 등 미국 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채권, 인버스 상품을 고루 담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KODEX MSCI Korea TR'을 762억원,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를 68억원, 'TIGER 2차전지TOP10' 64억원, 'TIGER 미국AI빅테크10' 43억원 등 국내외 대표 주가지수와 일부 테마형 ETF에 자금을 집중했습니다. 특히 외국인은 'TIGER 코스닥150 레버리지' 등 레버리지 상품에도 32억원을 투자, 단기 반등을 노린 모습도 보였습니다.
 
기관도 'KODEX 레버리지'(1713억원),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1120억원) 등 외국인들처럼 주요 레버리지 ETF를 대규모로 매입하며 상승장에 베팅했습니다. 그 외 'KODEX 200'(369억원), 'TIGER 200'(234억원),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133억원) 등 국내 대표 지수와 원달러 환율 하락에 투자하는 ETF를 매수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순매도 종목에서도 개인과 외국인·기관의 매매패턴은 엇갈렸습니다. 개인은 'KODEX 레버리지'(-1567억원),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260억원), 'KODEX 200'(-411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매도했습니다. 일부 종목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한 뒤 매도된 점을 감안할 때, 차익 실현 목적의 거래로 해석됩니다.
 
외국인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432억원),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174억원), 'TIGER 미국S&P500'(-110억원)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에 나섰습니다. 또한 'TIGER 차이나항셍테크',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등도 매도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기관은 'KODEX MSCI Korea TR'(-762억원), 'TIGER 미국S&P500'(-719억원),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562억원), 'KODEX 200선물인버스2X'(-429억원), 'TIGER 미국나스닥100'(-367억원) 등에서 이탈하며 일부 기존 포지션을 정리했습니다.
 
특히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매수한 종목 상당수는 레버리지·인버스 구조의 고위험 ETF로, 시장 방향성에 따라 손실이 두 배 이상 커질 수 있는 상품들입니다. 대표적으로 'KODEX 200선물인버스2X',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KODEX 레버리지' 등은 모두 일일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구조로 짧은 시간 안에 수익이 급격히 바뀌는 특성이 있습니다. 시장이 오르면 인버스는 급락하고 반대로 떨어지면 레버리지가 타격을 받기 때문에 방향성이 불확실한 장세에서는 손실이 반복적으로 누적될 수 있습니다.
 
이밖에 나스닥지수나 2차전지, 인공지능(AI) 테마 등에 투자하는 ETF들도 기술주 변동성이 커진 시기에는 고평가 부담과 테마 붕괴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어 단기 차익을 노리는 무리한 매매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ETF 수급 흐름에 대해 단기 기회 요인과 중장기 리스크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한화투자증권 권병재 연구원은 “변동성이 클수록 복리 구조상 손실 가능성이 커진다”며 레버리지 ETF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습니다.
 
유진투자증권 강송철 연구원은 “최근 변동성지수(VIX)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40을 넘어서는 등 극단적 공포 국면이 형성됐다”며 “이후 반등이 반복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주가수익비율(PER) 부담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정책 변수도 시장 변동성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하나증권 박승진 연구원은 “관세 정책은 단기적으로 고점을 지나긴 했지만 트럼프식 협상 전략 특성상 변동성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수 있다”며 “ETF 포트폴리오 내 전략 상품의 비중 조정 등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도 “미국 증시 펀더멘털에는 뚜렷한 이상 징후는 없지만, 단기적으로는 고조된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레버리지·인버스 ETF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