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폭풍에 경제수장 없는 한국…재계, 통상협상 ‘우려’
정부와 본격 협력 기대했지만 '당혹'
"아무것도 못하는 '자가당착'의 상황"
대외신인도에 부정적인 영향 끼칠듯
2025-05-06 14:37:01 2025-05-06 14:37:01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에 이어 자동차 부품에도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히는 등 관세폭풍이 더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총리에 이어 경제부총리조차 공석인 일종의 무정부 상황에서 통상협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재계 안팎에서 깊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한미 ‘2+2 통상 협의를 주도한 최상목 부총리의 사퇴가 국가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 1일 사퇴한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발표한 포고문에 따라 수입 자동차 부품에 대한 25%의 관세가 미 동부시간으로 3일 오전을 기해 부과됐습니다. 미국은 한국의 최대 자동차 부품 수출 시장으로, 한국의 자동차 부품 대미 수출 비중은 지난 2020년 29.5%에서 지난해 36.5%로 증가했습니다. 한국 자동차 부품업계에 빨간불이 켜진 모습입니다.
 
앞서 90일 동안 유예된 상호관세 부과도 2분기로 예정된 상황에서, 지난 1일 경제수장이자 대미 통상교섭이 핵심 당사자인 최 부총리의 사퇴로 한국경제를 둘러싼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한덕수 전 총리마저 같은 날 사퇴하면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돼, 초유의 대행의 대행의 대행체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재계는 깊은 우려와 함께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각자도생으로 대응해오다 정부와의 본격 협력을 기대하던 차에 갑작스레 불거진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불안감만 더 커진 모습입니다.
 
재계 관계자는 관세 전쟁 속에서 정부가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데 결국 무정부 상태가 된 것이라며 리더십이 온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어려웠는데 그런 리더십 마저 부재하면 (대미 협상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한 달간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런 자가당착의 상황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기업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라며 새로운 정권이 들어오더라도 조금 시간이 필요할 것이기에 더 불안하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국이 워낙 급변하더라도 이런 상황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대선 이후 상황이 조금 안정될 것을 기대했는데 혼돈이 가중돼 당혹스럽다고 했습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함께 지난달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재무부에서 열린 '한-미 2+2 통상협의(Trade Consultation)'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우려는 정부 안에서도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5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 참석차 방문한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 전 경제부총리가 사퇴한 것에 대해 “당연히 부정적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협상 체제가 흔들리는 것은 부정적인 영향이라 생각하고, 그로 인해 우리나라 투자도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총재는 “바깥에서 볼 때 우리나라는 선진국임에도 저런 일이 어떻게 벌어지느냐에 대해 해명해야 하니 참 곤혹스러운 한 주”라며 “우리나라 입장에선 7월 9일(상호관세 90일 유예 도래일) 전에 가급적으로 상호관세뿐만 아니라 알루미늄, 자동차에 대해 우리가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최 전 부총리의 사퇴로 국가신인도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재계 관계자는 통상 협상을 위해 방미까지 한 최 부총리가 물러난 것은 대외적인 국가신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겠냐여러가지로 난감해진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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