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저축은행 PF)②OK저축은행, 내실 빠진 인수전…건전성 '빨간불'
부동산 투자 기반 성장가도 멈춰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독 될 수도
2025-05-23 06:00:00 2025-05-23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1일 15:1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저축은행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 정리와 회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저축은행은 수익구조가 비교적 단순한 탓에 지난 10여 년간 부동산 PF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왔다. 선순위보다 중·후순위에 자금을 투입하며 높은 수익을 추구했지만 경기 하락이 결국 양날의 검이 돼 돌아왔다. 한때 효자 노릇을 하던 부동산 자산이 이제는 아킬레스건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에 <IB토마토>는 저축은행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의 명암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OK저축은행(오케이저축은행)이 '빅딜'을 앞뒀지만,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건전성 악화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특히 인수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상상인저축은행의 연체율도 높은 탓에, 내실 없이 외형만 불어나는 모양새다. 
 
OK저축은행(사진=아이비토마토)
 
부동산 중심 수익성 확대 '옛 말'
 
21일 OK저축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 업종 신용 공여액은 2조9554억원이다. 한도금액인 5조5096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OK저축은행은 저축업권 내에서 기업금융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업권 내에서 자산이 두 번째로 큰 데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브릿지론에 투자해 수익성을 키워왔다. 대출금 운용 포트폴리오만 보더라도, 기업자금 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지난 2022년에는 기업자금대출 비중이 53.68%에 이르렀다.
 
지난 2017년 말만 해도 OK저축은행의 부동산 업종 신용공여액은 3515억원에 불과했다. 당시 한도금액은 1조7684억원에 달했지만, 한도의 반도 안 되는 규모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듬해 두 배 가까운 규모로 성장한 후 해를 거듭할수록 덩치를 불렸다. 최고액을 찍은 것은 2023년으로 OK저축은행의 부동산 업종 신용공여액은 3조3850억원까지 늘어났다. 지난 2017년 이후 꾸준히 공여 규모를 키운 덕이다.
 
 
OK저축은행이 이처럼 부동산 관련 여신을 대폭 증가시킨 것은 수익성 때문이다. 브릿지론이나 담보대출 등 단기차입금 형태 대출을 살펴보면 7%에서 9%대의 이자율을 적용했다.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내어준 대출의 경우 건당 규모가 크기 때문에 단기간에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금호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OK저축은행으로부터 7% 이율로 104억원을 빌렸다. 이 외에도 티엠지개발이 종합통장대출로 빌린 799억원도 9%의 이율을 적용했다. 같은 기간 운전자금대출로 전북은행에서 실행된 대출 보다 3%p 이상 이율이 높다. 
 
다만 OK저축은행을 단기간에 성장케 한 부동산 금융은 더 이상 효자 노릇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자율은 그대로 적용되지만 부실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건전성을 지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실 털기 속도 더뎌…악영향 가능성도
 
OK저축은행은 부실자산 정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성과는 미미하다. 특히 지난 4월 말 기준 매각추진사업장 플랫폼을 통해 나온 매물 중 13개가 OK저축은행이 대주단을 대표하고 있는 건이다. 플랫폼을 통해 공시하고는 있으나, 매각 실적은 알려진 바 없다.
 
게다가 금융감독원의 눈에도 차지 않은 분위기다. 금융업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번 주부터 현장검사에 나선다.이번 검사는 연체율과 부실 정리, 충당금 적립 등이 대상이다. OK저축은행이 이번 현장검사 대상으로 꼽힌 것은 업권 평균 대비 높은 연체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OK저축은행의 지난해 연체율은 9.05%다. 전년 말 6.86%에 비해 악화됐을 뿐만 아니라, 업권 평균인 8.52%도 상회하는 수준이다. 특히 고정이하여신비율도 빠르게 올라 같은 기간 7.56%에서 9.91%로 뛰었다.
 
건전성 악화는 부동산 공여 여신 건전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지난 2017년 이후 부동산 업종에 내어준 여신이 빠르게 늘어났음에도, 연체율은 더디게 상승했다. 당시 부동산 신용공여액 연체율은 2017년 1.34%에서 2021년까지 1.63%로 0.29%p 상승에 그쳤다.
 
다만 2022년 3.67%로 두 배가량 뛰더니 이듬해인 2023년 8.35%, 지난해 말에는 14.58%에 이르렀다. 연체액은 부동산업이 255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부동산PF도 8772억원 중 911억원이 연체됐으며, 건설업은 연체율이 23.82%에 달했다. 
 
OK저축은행 건전성도 악화되는 가운데, 현재 인수합병(M&A)을 위한 가격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상인저축은행의 상황도 만만찮다. 지난해 말 상상인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6.9%, 연체율은 18.7%다. 특히 부동산 업종 관련 연체액도 1587억원으로, 비율로 따지면 24.93%다.
 
OK저축은행이 상상인저축을 인수한다면 현재 총자산 13조5890억원에 페퍼저축은행 자산 2조3763억원까지 더해 업권 1위 자산을 보유한 저축은행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자체 건전성도 관리가 미진한 상황에서 페퍼저축은행 부실까지 떠안는다면 내실없이 덩치만 커질 가능성이 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부동산PF 경공매를 적극적으로 실시해 건전성을 제고할 계획"이라면서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이후 영업 방향 구상은 딜 클로징 이후"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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