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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5월 21일 17:4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신용카드사가 대체수익 확보를 위해 빠르게 늘렸던 카드론의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대출이자율 인상이 어려운 가운데 조달금리와 대손비용률은 오르기 때문이다. 특히 대손비용률이 더 큰 리스크로 꼽히는데, 자산건전성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중위권 카드사는 수익성이 더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위험조정이익률 하락에 BEP 밑돌아
21일
한국기업평가(034950)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론의 위험조정이익률은 4.4%다. 이는 카드론 대출이자율에서 대손비용률과 조달금리를 뺀 것으로 수익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개별 항목 수치는 ▲이자율 13.2% ▲대손비용률 5.3% ▲조달금리 3.5% 등이다. 이자율과 대손비용률은 카드론 평균 잔액 대비 각 비용의 비중을 뜻한다.
앞서 2022년까지는 위험조정이익률이 7%대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2023년부터 4%대로 떨어지면서 저조한 수준이 지속됐다. 현재는 다수 카드사에서 위험조정이익률이 BEP(법인세·판매관리비 차감 전 영업자산이익률 기준)보다도 낮은 상태다. 자산 취급에 따른 실질적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뜻이다.
위험조정이익률 하락에는 조달금리 상승과 대손비용률 악화가 동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달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흐름에 따라 카드채 신규 발행 부담이 완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최근에는 조달금리보다 대손 문제가 더욱 부각되고 있는데, 경기가 침체된 영향으로 자산건전성 리스크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올해 평균 조달금리는 하락으로 추세 전환이 예고됐지만 대손비용률은 오히려 상승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신용카드사와 같은 제2금융권은 대출서비스 건전성 측면에서 경기 민감도가 제1금융권보다 더 높다. 차주의 채무상환 능력이 열위하기 때문이다. 카드론은 신용점수 700점 미만 차주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 31.5%다. 저신용 차주 비중을 축소하고 있지만 높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
대손비용률 상승 가능성에 따라 카드론 위험조정이익률은 계속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3%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올해 1분기에도 카드론의 연체 전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상승세가 이어졌다”라면서 “조달금리 하락에도 대손비용률 상승으로 위험조정이익률은 저조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대·롯데’ 조정이익률 1%~2%…저신용 차주 많은 ‘우리·하나’
카드사 중에서도 특히 현대카드와 롯데카드의 위험조정이익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개별 수치를 살펴보면 ▲신한카드 5.7% ▲
삼성카드(029780) 5.8% ▲KB국민카드 5.5% ▲현대카드 2.8% ▲롯데카드 1.7% ▲우리카드 3.8% ▲하나카드 3.4% 등이다. BEP를 넘기려면 5% 수준은 나와야 한다.
카드사별 격차에는 조달금리보다도 대손비용률이 더 많은 영향을 미쳤다. 카드론 대손비용률은 ▲신한카드 4.1% ▲삼성카드 5.7% ▲KB국민카드 3.9% ▲현대카드 5.8% ▲롯데카드 7.8% ▲우리카드 5.8% ▲하나카드 5.7% 등이다. 삼성카드는 상위권 가운데 대손비용률이 높은 편이지만 카드론 이자율을 14.4%로 다른 곳보다 높게 가져가면서 위험조정이익률 하락을 방어했다.
(사진=연합뉴스)
카드론 자산을 빠르게 늘렸던 중위권 카드사 중심으로 부진한 양상이다. 한계차주가 유입하면서 건전성이 저하되고 이익률도 떨어진 것이다. 현대카드는 카드론 규모가 2023년 4조4304억원에서 지난해 5조3775억원으로 21.4%(9471억원), 롯데카드는 4조722억원에서 4조8842억원으로 19.9%(8120억원) 증가한 바 있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는 저신용 차주 비중이 높아 부담스럽다. 신용점수 700점 이하 차주 비중이 우리카드 38.1%, 하나카드 41.0%로 평균 대비 크게 높다. 대손비용률이 타사 대비 더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는 잠재적 요인이다.
카드론 수익성 저하는 앞선 고금리 환경 여파와 경기 침체 두 가지 거시적 경제 영향이 큰 만큼 개별사 노력이 생각보다 큰 효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관련 업계의 한 전문가는 <IB토마토>에 “카드론이 전체 수익성에서 과거만큼 도움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라며 “금리상승과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 거시적 영향으로 대손비용률은 올라갈 수밖에 없고, 이를 카드사가 직접적으로 컨트롤하기는 쉽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카드론을 보수적으로 취급한다면 대손비용률 측면에서 긍정적 영향은 있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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