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분양절벽)②삼성물산 vs 현대건설, 주택공급 전략 '극과 극'
삼성물산 올해 '래미안 원페를라' 1097가구 유일
정비사업 수주전 본격 참전…올 들어 5조 수주 '쾌거'
매년 1.5만 가구 이상 분양 현대건설…올해도 1.6만가구 공급
2025-05-26 06:00:00 2025-05-26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1일 18:0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전국 분양시장에 드리운 냉기류가 올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여전히 높은 금리와 대외 환경 변화 탓에 주택 수요자들의 구매 여력이 크게 위축된 영향이다. 이에 건설업계의 주택 공급 전략에도 뚜렷한 변화가 감지된다. 건설사들은 ‘미분양 리스크 최소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예년보다 한층 보수적인 분양 계획을 세우는 모습이다. <IB토마토>는 이처럼 냉각된 분양시장 분위기 속 주요 건설사들의 분양 전략을 집중 분석해 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건설업계 선두를 다투는 삼성물산(000830)현대건설(000720)이 대조적인 주택 공급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물산은 정비사업 시장에 재진입해 ‘알짜 물량’ 위주의 공급을 진행하는 반면, 현대건설은 공급물량과 수익성 모두를 챙기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올해 주택 공급 물량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1097가구)가 유일하다. 이에 비해 현대건설은 올 초 공급 목표 물량으로 19개 단지, 1만6123가구를 제시했다.
 

삼성물산이 올해 2월 분양한 '래미안 원페를라' 조감도.(사진=삼성물산)
 
정비사업 수주전 복귀한 삼성물산…‘분양 공백’은 불가피
 
이 같은 양 사의 대조적 분양 전략은 삼성물산의 주택시장 복귀에서 기인했다는 평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몇 년간 주택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실제 도시정비사업의 경우 지난 2022년 6월 반포1단지(3주구) 재건축 사업을 수주한 이후 지난해까지 단 한 건의 단독 사업도 수주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 들어 삼성물산은 괄목할 만한 도시정비사업 수주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초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1조5695억원) 수주를 시작으로 △성남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1조2972억원) △장위8구역 공공재개발(1조1945억원) △서초 신반포4차 재건축(1조310억원) 등 4개 사업에서 5조213억원 규모 수주를 기록했다. 올해 현재까지 건설업계에서 가장 높은 정비사업 수주 실적이다. 2위 롯데건설(2조5354억원), 3위 GS건설(2조1949억원) 등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있다.
 
회사가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다시 팔을 걷어붙인 데에는 ‘하이테크 부문’의 매출 감소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20조890억원으로 전체 도급액의 20.2%를 차지하는 삼성전자 발주 프로젝트 준공이 대부분 올해로 예정된 영향이다. 지난해 8월 베트남 하노이 FAB 마감공사(도급액 1658억원)가 마지막 수주 물량이다.
 
지난해까지 주택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탓에 당분간 분양 물량 규모는 저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 2023년부터 올해까지 삼성물산이 공개한 주택 공급 계획에 따르면 모두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단지이고, 서울과 수도권에 모든 물량이 쏠려 있다. 기수주한 정비사업지들의 공급만 이뤄졌을 뿐, 택지 개발사업이나 일반 도급사업도 전무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주택사업 도급총액은 7조4487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259억원) 대비 약 6000억원 감소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래미안’ 브랜드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장 수주에 집중할 것”이라며 “올 들어 높은 수주 실적을 기록 중이기 때문에 향후 이들 사업장들의 분양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년 대규모 공급 현대건설…올해 목표 달성은 ‘미지수’
 
현대건설이 올해 초 목표로 설정한 1만6123가구 규모 공급 물량 가운데 일부는 지난해 분양을 진행하지 못해 이월된 프로젝트다. 실제 회사가 올해 공급 예정이라고 밝힌 △힐스테이트 회룡역 파크뷰(1583가구) △힐스테이트 사직아시아드(1058가구) △더 파크사이드 서울(776가구) △힐스테이트 선암공원(753가구) 등은 지난해 분양을 계획했던 단지들이다. 실제 회사는 지난해 2만541가구 공급을 계획했으나, 실제 2000여가구 적은 1만8227가구 분양에 그친 바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조합 등 발주처에서 자체적인 분양 시기를 조율함에 따라 일정이 순연된 것”이라며 “올해 역시 이와 비슷한 이유로 계획 대비 낮은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도급사업과 도시정비사업, 복합개발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매년 적극적인 수주를 기록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주택 공급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올해 분양 계획 프로젝트는 △민간·공공임대 △도시정비사업 △도급사업 △민간참여 공공주택 △시니어 레지던스 등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특히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는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건설업계 수주 실적 1위 자리를 지켰다. 2022년에는 9조3000억원 규모 수주 실적으로 단일 건설사로는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처럼 매년 대규모 주택 공급을 진행해 온 현대건설은 올해부터 주택사업 수익성 개선도 기대되고 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건축·주택부문 원가율은 오는 2026년 말까지 매 분기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지난 2022년까지 착공된 ‘저수익 현장’ 비중이 내년까지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이다. 약 97% 수준의 원가율이 기록되던 저수익 현장들의 준공이 완료된다면 주택부문 원가율은 내년 말 약 89%로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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