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완전 진화 판정을 받았던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현장에 잔불이 다시 살아나면서, 공장 가동 여부가 다시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함평 빛그린 산업단지 이전도 논의된 만큼 일부 설비 이동 등 공장 이전에 속도가 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오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공장에서 소방 당국이 불이 난 금호타이어 2공장을 해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3일 광주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40분께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2공장에서 불이 재발화했습니다. 현장에서 건물 철거와 잔불 감시를 진행하던 중 불씨가 다시 살아났고, 현장에 머무르던 소방 인력이 즉시 투입돼 진화 작업에 나섰습니다. 잔불은 반제품 제조 공정에서 정련 공정까지 약 150m 구간에 걸쳐 번졌습니다.
이 공장은 지난 20일 오전11시55분, 발생 77시간 만에 완전 진화 판정을 받은 뒤 건물 해체와 잔불 정리 작업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틀 만에 불씨가 다시 살아나며 진화 작업은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소방당국은 아직 정확한 피해 규모를 밝히지 않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2공장 면적 14만여㎡ 중 70% 가까이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사측은 타이어를 생산하는 7개 공정 중 4개 공정이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확인하지 못해 공장 재가동 여부와 시기 등도 가늠할 수 없다는 게 사측의 설명입니다. 특히 타이어를 생산하는 첫 단계인 정련 공정 설비는 대부분 소실된 만큼 그 이후 공정의 설비가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공장을 가동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따라 2000여명에 달하는 공장 근로자들의 재배치 등 문제에 관해서도 결정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공장 가동 여부에 대한 현상 파악이 돼야 인력 운용 부분도 나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주민들에 대한 피해 보상은 이뤄지고 있습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19일~21일 접수된 주민 피해 4000여건 중 건강 관련 피해 2713건을 보험사에 넘겼습니다. 이들 주민은 사흘간 이어진 화재 연기와 분진으로 인한 두통과 어지럼증, 목 따가움 등의 증상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금호타이어 측은 차량 분진이나 영업 보상 등 물적 피해에 대해서는 순차적으로 보험사에 접수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화재를 계기로 광주공장의 함평 빛그린산단 이전 작업에 속도가 붙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공장의 60%가량이 소실되면서, 다시 지을 경우 생산설비를 구축해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2년 전 대전공장 화재 사고를 겪은 한국타이어도 공장을 다시 지을지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시 불에 탄 대전공장은 반년여 만에 철거됐지만, 부지는 여전히 빈 땅으로 남아 있습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9년부터 공장 이전을 추진했으며, 지난해 하반기 함평군 빛그린국가산업단지 내 토지 500만㎡를 매입했습니다. 기납부한 계약금(10%)을 제외한 잔여금은 2029년10월까지 분할 납부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진척이 더뎠는데, 이번 화재 사고로 지자체 협의 등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한편, 이번 화재는 고무에 포함된 이물질 때문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고무를 가열하는 산업용 오븐에 이물이 들어 있어서 불이 났다”고 설명했습니다. 고무가 천연재료인 만큼 고무에 나무 등 이물질이 섞여 있는 경우가 있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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