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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인천 원창동 물류센터 인수로 인한
SGC E&C(016250)(이하 SGC이앤씨)의 재무 후폭풍이 2년째 가시지 않고 있다. 외부 차입과 모회사의 자금 지원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데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지위도 강등됐다. 올 들어 영업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금융비용 축소와 물류사업의 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SGC E&C가 시공한 인천 원창동 물류센터 전경.(사진=SGC E&C)
시가총액·당기순이익 기준 ‘미달’…중견기업부로 강등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SGC이앤씨의 소속부를 기존 우량기업부에서 중견기업부로 변경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를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 △중견기업부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 중 우량기업부는 자기자본 또는 시가총액이 700억원 이상이거나 최근 6개월 평균 1000억원 이상의 기업 규모를 갖추고, 자본잠식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재무적으로는 최근 3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 5% 이상 △당기순이익 30억원 이상 △매출 500억원 이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다만 이날 종가 기준 SGC이앤씨의 주가는 1만5620원으로 회사의 시가총액은 507억원이다.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가 규정하고 있는 ‘우량기업부’ 기준에 미달하는 수준이다. 또한 회사의 최근 3년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을 보면 △2022년 519억원 △2023년 –340억원 △2024년 –490억원으로 순이익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우량기업부로 분류된 기업들은 코스닥 시장 대표 지수인 ‘KOSDAQ150’ 지수에 편입되며, 거래소의 우량기업 지원 사업에도 참여가 가능하다. 지난 2024년 말 기준 우량기업부에는 526개 기업이 소속돼 있었으나, 이달 실시된 정기 소속부 심사 결과 SGC이앤씨를 포함한 130개 기업이 중견기업부 등으로 강등됐다.
이와 관련, SGC이앤씨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심사를 진행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서 소속부 변경에 관한 배경을 설명해 주진 않았다”면서 “시가총액, 순이익 등 기준이 미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3년째 모회사 자금 지원…여전히 줄줄 새는 재무건전성
올해 1분기 기준
SGC에너지(005090)는 SGC이앤씨의 지분 32.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SGC이앤씨는 매년 모회사인 SGC에너지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 지난 2022년 800억원을 시작으로 2023년에는 1000억원, 2024년에는 200억원을 각각 차입 형태로 지원받았다. 또한 지난해에는 SGC에너지를 대상으로 800억원 규모 사모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회사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각각 280억원, 250억원 등 총 530억원을 금융기관이 아닌 외부로부터 단기차입했다. 이달 23일에는 SGC이앤씨를 대상으로 제3자 배당 유상증자를 실시해 300억원을 추가로 지원받기도 했다.
이는 지난 2023년 인천 원창동 소재 물류센터 채무 인수의 후폭풍으로 해석된다. SGC이앤씨는 당시 2937억원 규모 자금보충 약정을 제공하고 이 물류센터를 준공했고, 도급액은 2378억원이었다. 그러나 시행사가 물류센터 매각과 임차에 실패하면서 자금보충을 약정한 회사가 시행사의 채무를 떠안게 된 것이다.
이에 SGC이앤씨는 물류 자회사인 웨스트사이드로지스틱스를 설립, 물류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실적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회사의 물류센터부문은 연결 기준 매출 217억원, 영업손실 62억원, 순손실 294억원을 기록했다. 이 부문은 올해 1분기에도 매출 86억원, 영업손실 15억원, 순손실 81억원으로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원창동 물류센터의 채무 인수 이후 SGC이앤씨의 재무건전성은 급속히 악화됐다. 지난 2023년 말 연결 기준 1722억원이던 회사의 총차입금은 2024년 말 5053억원으로 1년 새 193.4%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말보다 약 350억원 증가한 5408억원의 차입금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올해 들어 SGC이앤씨의 영업실적은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1분기 회사는 매출 3299억원, 영업이익 11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매출 2744억원, 영업이익 12억원) 대비 크게 성장한 실적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분기순이익은 –6억원에서 6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그러나 이 사이 불어난 이자비용은 회사의 순이익률을 제한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분기 41억원이던 SGC이앤씨의 금융원가는 41억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 101억원으로 60억원 증가했다. 크게 증가한 차입 규모 탓이다.
SGC이앤씨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모회사의 유상증자 참여로 조달한 자금은 인천 물류센터 관련 자금이 아닌, 해외 프로젝트 투자에 사용될 것“이라며 ”지난해까지 적극적으로 수주한 해외 프로젝트의 착공이 올해 매출에 반영되면서 점진적인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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