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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6월 5일 19:0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애큐온저축은행이 업권 불황에도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성장성에는 물음표가 떴다. 이자수익을 기반으로 수익을 확대하고 총여신 규모도 늘렸으나 수신이 줄어든 탓이다. 당국의 규제 강화도 겹쳐 대출 여력도 부족한 상태다.
애큐온저축은행 본사(사진=뉴스토마토 DB)
이자이익 중심 실적 성장
5일 애큐온저축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이자수익은 1162억5930만원이다. 전년 동기 1092억6572만원 대비 성장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 2023년 적자를 기록했으나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외형을 키우는 동시에 수익성까지 개선해 5대 저축은행에 이름을 올렸다.
이자수익 확대는 대출채권 이자 성장 덕분이다. 단기매매증권이자와 예치금이자는 줄었으나 대출채권이자가 1년 새 늘면서 전체 이자수익 증가를 이끌었다. 올 1분기 애큐온저축은행의 대출채권이자는 1097억원으로 전년 1004억원 대비 늘었다. 비용도 아껴 같은 기간 영업비용은 1220억5210만원에서 1191억5979만원으로 줄었다.
덕분에 당기순이익도 커졌다. 1분기 애큐온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46억원으로 1년 전 40억원 대비 성장했다. 이 추세대로 간다면 올해도 흑자가 가능할 전망이다.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의 경우 양수로 전환됐다. 지난해 –0.69%에서 0.72%로 대폭 올랐다.
지난해 총여신도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수익은 대부분 이자에 기대고 있어 여신 규모는 수익성과 직결돼 있다. 지난해 총여신 규모는 4조89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억원 늘어났다. 성장 폭은 크지 않으나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이 같은 기간 모두 여신을 줄인 것을 감안하면 양호한 흐름이다.
애큐온저축은행의 대출포트폴리오는 1년 새 큰 변화를 맞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만 하더라도 기업자금대출이 48.15%, 가계자금대출이 35.16%로 대부분의 대출이 기업자금대출에 몰려있었다. 그러나 1분기 애큐온저축은행의 기업자금대출 비중은 37.7%로 쪼그라든 대신 가계자금대출이 46.76%로 훌쩍 뛰었다. 기업자금대출 규모가 줄어든 대신 가계자금대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애큐온저축은행의 가계자금대출은 한 해 동안 1조7206억원에서 2조2902억원으로 5000억원 이상 불어났다.
수신 감소해 성장기반 마련해야
애큐온저축은행은 총여신 확대를 기반으로 외형을 불린다면 수익성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가능성은 미지수다. 수신이 줄었기 때문이다. 1분기 애큐온저축은행의 총수신은 4조53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7억원 감소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의 예수부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정기예금도 줄었다. 1분기 정기예금은 3조7511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8033억원 대비 줄어들었다. 정기예금뿐만 아니라 보통예금과 기업자유예금 등이 큰 폭으로 쪼그라든 탓이다.
저축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는 수신 조달이 중요하다. 금융당국이 예대율을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대율이란 은행의 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 잔액 비율로, 오버론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쓰인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2년부터 저축은행업권의 예대율 규제 비율을 105%로 완화했다. 그러나 다음달부터 예대율 규제 비율은 다시 100%로 강화될 예정이다. 규제 완화가 불필요한 상황이라는 판단에서다.
저축은행 대부분이 총여신 관리에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대부분 건전성 관리를 우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여신 취급이 제한적인 탓에 저축업권의 여신 규모는 줄고있다. 1분기 저축업권 총여신은 96조5000억원으로 3개월 만에 1조4000억원 감소했다.
대부분의 저축은행이 수신과 여신이 동시에 줄어든 반면, 애큐온저축은행은 여신을 확대해 온 탓에 예대율이 높다. 1분기 애큐온저축은행의 예대율은 98.49%다. 100%까지는 1.51%p 남은 상황이다. 지난해 1분기 예대율이 95.1%에서 3.39%p 올랐다.
규제 비율이 강화된 데다 예대율까지 높아져 애큐온저축은행의 성장폭은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성장성을 유지하려면 수신을 대규모로 유치하거나 여신을 줄이는 방법뿐이지만, 이 경우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애큐온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양호해 아쉬움도 클 것으로 보인다. 애큐온저축은행의 1분기 연체율은 5.72%, 고정이하여신비율은 6.97%로 모두 업권 평균을 하회한다.
특히 지난달 기준금리가 인하돼 예금이 증권사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어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 4일 최대 연 3% 금리를 제공하는 수시입출금상품을 출시하는 등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애큐온저축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가용자금을 충분히 확보해 안정적인 유동성을 유지하고 있어 여신 확대와 관련한 운용에는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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