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하기 위해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국제공항에 도착해 캘거리 인근 캐나다 원주민 공동체 대표자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취임 2주 만에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했습니다. 다만 기대를 모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정보다 일찍 귀국하면서 무산됐습니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은 17일 오후 열립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캐나다 현지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갑자기 귀국을 하게 됐기 때문에 한·미 정상회담은 어렵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위 실장은 "원래 다자 (회담) 계기에 이런 일들이 간간 있긴 한데, 아마 이스라엘-이란 군사적 충돌 문제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며 "미국 측으로부터는 양해를 구하는 연락이 왔다"고 전했습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캘거리 한 호텔에 차려진 프레스센터 내 중앙기자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당초 이 대통령은 17일 캐나다 앨버타주 카나나스키스에서 진행되는 G7 회원국과 초청국이 참석하는 확대 세션을 전후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G7 회원국 정상들과의 양자 회담을 추진해왔습니다.
특히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대면 회담은 1박 3일간의 G7 정상회의 일정 중 가장 큰 관심사였습니다. 관세를 포함한 통상 분야에서 대미 협상은 물론 주한미군 역할 변경, 방위비 분담금 인상, 한·미·일 안보 협력 등 외교·안보 분야 과제들에 대한 해법을 찾을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한·미 정상회담이 무산되면서 이 대통령의 정상외교 무대 데뷔전은 김이 빠진 모양새입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상회담이 내일 있었으면 조금 더 추동력을 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는데 그게 되지 않았지만 실무 협상과 장관급 협상이 진행되기 때문에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정상 간의 회동이 있으면 큰 보완이 되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불발된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대면 회담은 오는 24~25일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2022년부터 3년 연속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IP4)을 정상회의에 초청했고, 올해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을) 다시 추진을 해야 하는데, 가장 빠른 계기를 찾아서 다시 주선을 하려고 한다"며 "(이 대통령이) NATO를 가게 된다면 그렇게 될 공산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은 17일 진행됩니다. 위 실장은 "일본하고의 정상회담은 내일 오후로 정해졌다"고 밝혔습니다.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올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경제·안보 협력 강화 방안이 주로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올해가 광복 80주년인 만큼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문제가 언급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일 관계는 과거사로부터 오는 미묘한 문제도 있고, 또 현재와 미래를 향해서 협력해야 되는 중요한 과제도 있다"며 "과거사의 문제는 잘 관리해가면서 협력을 증진해 나가는 방향으로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조치들을 내놓고 선순환의 사이클을 돌림으로써 과거의 문제를 더 원만하게 타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생산적"이라며 "일본 측에서도 공감이 있었던 만큼 내일의 대화도 그런 방향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캐나다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캘거리 한 호텔에서 열린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이날 오후 캐나다 캘거리 공항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정상회담으로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회담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전쟁 파병국인 남아공과 한국이 1992년 수교 이래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왔다고 평가하고, 교역·투자·에너지 등 제반 분야에서 양국 간 실질 협력이 지속 증진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조해 나가자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 대통령은 이날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 해결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지속해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창설 멤버로서 10월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도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습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캐나다 방문 첫날 마지막 일정으로 다니엘 스미스 캐나다 앨버타주 수상이 주최하는 환영 리셉션에 참석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G7 초청국 정상들을 대상으로 열린 리셉션에서는 주로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고 말했습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캐나다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캘거리 한 호텔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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